소, 양, 염소 등 되새김질하는 가축이 내뿜는 트림이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인식되면서 ‘트림 줄이기’ 연구가 왕성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 전했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트림할 때 나오는 메탄가스는 지구온난화를 유발하는 전세계 온실가스의 18%를 차지해 자동차 배기가스보다 훨씬 영향이 크다.
트림 줄이기 연구가 특히 활발한 나라는 축산 강국 뉴질랜드. 국민의 10배나 되는 3,500만마리의 양과 수백만 마리의 소, 염소가 들판을 뛰어다니며 엄청난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뉴질랜드 팔머스톤 연구소 직원들은 매일 양에게 풀을 먹이고 트림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내뿜는 가스의 양을 측정하는 일을 반복한다. 풀은 물론 마늘, 클로로폼 등 첨가재료를 바꿔가며 소화기관에서 가스를 조금이라도 덜 배출하도록 하는 실험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클로로폼 등 메탄가스 발생을 줄일 것으로 기대됐던 첨가물이 별 효과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아직까지는 획기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가축 소화기관 연구는 1950~70년대 더 많은 육류를 얻을 목적으로 진행됐다가 쇠퇴했지만 최근에는 온난화 방지 연구를 위해 다시 조명 받고 있다. 하지만 농부들은 가축 트림에 세금을 부과하는 등 경제적 부담을 지우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유럽의 축산 강국 덴마크는 온난화 방지를 명분으로 가축 주인에게 소 1마리에 14만원 가량의 ‘트림ㆍ방귀세’를 물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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