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함경북도 회령의 담배공장을 시찰하면서 담배를 피우는 사진 세 장을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TV가 25일 보도했다. 두 장은 김 위원장이 코와 입으로 담배 연기를 내뿜는 사진이고, 한 장은 담배를 입에 문 사진이다.
김 위원장은 당뇨병과 심혈관계 질환을 앓고 있다. 지난해엔 뇌졸중으로 쓰러져 한동안 병상 통치를 했고, 2007년엔 바이패스 시술(관상동맥 우회술)을 받았다.
담배는 심혈관계 건강의 적(敵). 때문에 애연가였던 김 위원장은 담배를 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에서 "건강을 위해 담배를 끊고 술도 와인 몇 잔만 마신다"고 했었다. 2001년 이후 대대적 금연 캠페인을 벌이면서 "흡연가와 컴맹, 음악을 모르는 사람은 21세기 3대 바보"라고 한 그의 언급은 유명하다.
그런 김 위원장이 언론을 통해 흡연 모습을 공개한 것은 목적을 가지고 연출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동국대 북한학과 김용현 교수는 "자연스러운 방법으로 건강을 과시하려는 것 같다"며 "북한에서도 가장 추운 함북 지역을 활발하게 다니는 것으로 보아 실제 건강이 많이 회복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1월 왕자루이(王家瑞 )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만났을 때 독주를 상당량 마시고도 거뜬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이 그의 건강 이상설을 잠재운 전례가 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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