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한국기원 특별 대국실에서 벌어진 루이나이웨이와 이하진의 제14기 가그린배 프로 여류 국수전 결승 3번기 제1국 도중 대국장에서 갑자기 한바탕 웃음꽃이 피어 났다.
사연인 즉 입회인 조영숙 3단이 대국 시작을 선언하자 두 대국자가 고개를 숙여 상대방에 대한 예를 표했는데 루이가 또박또박한 한국말로 "잘 배우겠습니다"라고 말한 것. 아마추어끼리의 대국에서는 흔히 이런 식의 겸손한 인사를 하지만 프로들의 대국에서 "잘 배우겠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네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대부분 가벼운 목례가 보통이고 '라이벌' 또는 '앙숙'의 경우에는 그조차 하지 않는 경우도 더러 있다.
루이의 '깍듯한 인사'에 엄숙했던 대국장 분위기가 한 순간에 뒤집어졌다. 이에 대해 이하진은 들릴 듯 말 듯 조그만 목소리로 "사실 제가 배워야 하는데…"라고 중얼거리며 쑥스러운 듯 미소를 지었고 순간 대국장에 있던 두 대국자와 입회인 기록자 모두 함께 함박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나 정작 대국에 들어가자 루이는 추호의 양보도 없이 노련미가 돋보이는 반면 운영으로 이하진을 제압했다. 오는 3월9일 열리는 결승 2국에서 승리한다면 여류국수 통산 6회 우승 및 국내 여류기전을 세 번째 싹쓸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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