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한 자막, 서버에 방치·유포 처벌

유명 동영상 재생프로그램 제작업체가 외국에서 제작된 음란동영상 한글 자막 파일을 회사 서버에 4년 넘도록 방치하다 경찰에 입건됐다. 그 동안 수사기관이 음란동영상 유포를 처벌한 사례는 많지만 자막을 음란물로 규정해 처벌한 것은 이례적이다.

경기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26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동영상 재생프로그램업체 G사 법인과 이 회사 총책임자 이모(36) 이사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음란자막 파일을 G사 자막서버에 올린 이 서버 회원 이모(34)씨와 부모(32ㆍ여)씨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G사와 자막서비스 총책임자인 이 이사는 G사가 동영상 자막서비스를 시작한 2004년 6월부터 지난달까지 외국에서 제작된 음란동영상에 들어갈 5,000여개의 음란자막 파일이 서버에 올려져 있는 데도 이를 방치해 사이버 상에 무려 900여만건이 유포되도록 한 혐의다.

또 회원 이씨와 부씨는 같은 기간 음란자막 파일 50여건과 160여건을 각각 G사 자막서버에 올려 사이버상에서 6만7,000여건과 9만여건이 유포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음란동영상뿐 아니라 음란자막을 만들거나 이를 인터넷 사이트에 게시ㆍ유포하는 행위, 음란자막 파일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업체 모두 음란물 유포죄에 해당한다"며 앞으로 적극적인 단속을 예고했다.

이범구 기자 goguma@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