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사진) 롯데그룹 회장이 사재 950억원을 계열사들을 위해 내놓았다.
롯데그룹은 신 회장이 자금사정이 어려운 롯데기공, 푸드스타, 케이피케미칼 3개 계열사에 개인자산 950억원 상당의 주식 28만800주를 긴급 무상증여했다고 26일 밝혔다. 롯데측은 이번 주식증여가 지난해 적자 난 계열사의 경영정상화를 돕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기공에는 500억원 상당의 롯데건설ㆍ한국 후지필름ㆍ롯데제과 등 주식 18만8,260주(500억원), 푸드스타와 케이피케미칼에는 각각 롯데정보통신 5만5,350주(250억원), 롯데알미늄 3만7,000주(200억원)가 증여됐다.
롯데기공은 지난 1월 주채권 은행으로부터 워크아웃 대상기업에 선정됐으며, 레스토랑 'TGIF'를 운영하고 있는 외식사업 푸드스타도 현재 외식업계 전반적인 침체로 적자 상태다. 석유화학업체인 케이피케미칼은 지난해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한 원가상승으로 결손이 발생했다. 이들 3개사는 증여 받은 주식으로 결손금을 상계 처리, 재무구조를 개선시킬 계획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번 주식증여는 본인의 사재를 출연해서라도 결손법인의 경영정상화를 이루겠다는 신 회장의 뜻에 따른 것"이라며 "주식증여로 해당 계열사의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특히 상장사의 경우에는 조기 배당이 가능하게 돼 소액 주주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외환위기 당시 160억원, 2000년 60억원, 2007년 1,900억원에 달하는 주식을 자금 사정이 어려웠던 계열사에 증여해 재무구조를 개선한 적이 있다.
강지원 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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