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국립발레단의 수석무용수 김지영(30)씨가 친정인 국립발레단(예술감독 최태지)으로 복귀한다. 국립발레단에서 간판 스타로 활동하다 2002년 네덜란드로 간 지 7년 만이다.
국립발레단은 24일 올해 계획과 3월의 '신데렐라' 공연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김씨가 7월부터 국립발레단의 수석무용수로 활동한다"고 밝혔다. 또 "네덜란드국립발레단은 이번 시즌이 끝나는 6월 이후 김씨의 신분을 객원 수석무용수로 조정, 주요 공연에 주역으로 초청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에 적을 두고 네덜란드를 오가며 활동하게 된 것이다.
"복귀를 제안받고 많이 고민했어요. 이제 비로소 무용수로서 활짝 피고 있는데, 어떻게 간 유럽 무대인데, 싶어서 아깝기도 했고요. 하지만 한국에서도 제 전성기 기량을 마음껏 보여드리고 싶어 복귀를 결정했어요. 7년 넘게 네덜란드 발레단의 색채에만 젖는 것은 위험하다는 판단도 했고요. 돌아와 기쁘고, 그동안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리게 돼 설레요. 후배들에게 제가 경험하고 배운 것을 전하고 싶어요."
김씨는 1997년 러시아 바가노바 발레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사상 최연소(만18세)로 국립발레단에 입단했다. 어린 소녀가 최고의 발레리나로 성장하기까지, 입단 당시 예술감독이던 최태지 현 감독은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복귀를 결정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도 최 감독과 다시 일하고 싶어서라고 한다.
"어릴 때는 그저 무대에 서는 게 좋아서, 뭘 모르고 철없이 춤을 췄던 것 같아요. 이제는 좀더 섬세한 부분을 챙기고 음악에도 신경을 쓰게 됐죠. 전엔 몰랐는데, 무대에서는 속일 수 없다는 것도 깨달았죠. 아무리 감추려 해도 성격이 다 드러나요. 무대에서 인생을 배운다고 생각합니다."
복귀 발표 후 김씨의 첫 작품은 '신데렐라'로 주인공 신데렐라를 맡는다. 이후 9월 '차이코프스키', 11월 '왕자호동'에 주역으로 나온다. 네덜란드국립발레단에서는 10월 '라 바야데르', 내년 2월 '돈키호테'의 주역으로 확정된 상태다. 복수의 메이저 발레단에서 수석무용수 대우로 주역 활동을 보장받은 사례는 한국 출신으로는 김씨가 유일하다.
오미환 기자 mhoh@hk.co.kr
사진 국립발레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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