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교협 '봐주기' 의혹 확산

2009학년도 대입 수시2학기 전형에서 특목고 학생을 우대했다는 고려대의 ‘고교등급제’ 의혹에 대해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26일 “고교등급제가 아니다”라는 최종 결론을 내렸다.

고려대도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자체 조사 결과 고교등급제 등 입시부정 의혹은 사실 무근”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대교협이 면밀한 조사 없이 학교측의 소명자료만을 근거로 조사를 종결함에 따라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난 여론이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대교협은 이날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이사회를 열어 “고려대의 입시 논란과 관련해 대교협 산하 대학윤리위원회가 4차례에 걸쳐 조사한 결과 등급제는 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손병두(서강대 총장) 대교협 회장은 “고교등급제는 학생의 능력 차이가 아닌 고교의 실적, 특성 등의 차이를 반영해 고교별로 일률적으로 차등 대우를 하는 것인데 고려대 전형안은 이에 해당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특목고 내신 1,2등급이 불합격하고 일반고 내신 4,5등급이 합격한 경우도 있다”는 학교측 주장을 근거로 제시했다.

서태열 고려대 입학처장도 “그 동안 다각도로 조사한 결과 전형 과정에서 어떠한 잘못이나 실수도 없었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전국 모든 고교에 똑같은 학교생활기록부 성적비율을 반영하는 것은 불가능해 부득이 보정점수를 사용해 등급을 조정했다”며 “학교ㆍ학생 간 등급 역전은 전형 방법상 어쩔 수 없는 결과”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고려대는 교과성적과 비교과성적의 실질반영비율과 점수조정 기준 등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하지 않아 전형안을 둘러싼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교직원노조는 이날 논평을 내고 “처음부터 대교협이 고려대의 입시부정 의혹을 조사할 의지와 능력도 없었다는 사실을 보여준 결과”라며 “존재 가치가 없어진 대교협은 즉각 해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이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