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장 불황이라고 '사람'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 한다면, 다가올 호황기엔 도리어 '사람' 때문에 어려움에 처할 수도 있을 것이다."(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불황 극복의 열쇠는 '인재'에 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선 유능한 인재 양성이 핵심이다."(최창식 삼성전자 부사장)
적극적인 인재육성과 관리로 글로벌 위기를 극복하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위기 극복과 더불어 향후 성장 발판 마련을 위해 '핵심인재 확보' 카드를 속속 꺼내 들고 있는 것이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27일 경기 용인시에 있는 현대인재개발원에서 열린 그룹 리더 양성 프로그램(HLDP)에 참석해 "불황일수록 인재에 대한 투자를 강화해야 된다"며 "각 계열사별로 인재양성을 위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달라"고 밝혔다. 글로벌 경제위기 타개를 위한 정공법으로 '인재양성'을 전면에 내세우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현 회장의 이 같은 인재경영 방침에 따라 현대그룹의 각 계열사는 각 사의 특성에 맞는 직무교육과 특화 교육을 지속할 예정이다. 현대그룹은 현재 그룹 계열사가 공통으로 사내강좌와 인터넷강좌를 통해 직급에 맞는 학점을 이수토록 함으로써 승진에 반영하는 '학점 이수제'를 강화할 방침이다.
현대증권은 국제적 감각을 갖춘 전문 금융인 양성을 위해 국내ㆍ외 MBA 및 학위 이수 과정을 전액 지원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대리급 사원들에게 6박7일간의 해외승선체험을, 현대택배는 물류전문가 교육, 현대아산은 현장 체험 학습, 현대엘리베이터는 협력업체 기술교육 등을 진행하며 핵심인재 발굴에 힘을 쏟고 있다.
삼성전자도 불황 타개의 돌파구로 '인재육성'을 제시하며 고급인재 양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최창식 삼성전자 부사장(시스템LSI 사업부 파운드리센터장)은 이날 기흥사업장에서 열린 삼성전자공과대 졸업식에 참석, "불황일수록 인재양성에 적극적이어야 한다"며 "변화와 혁신이 요구되는 시대에는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사람만이 세계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 리더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선택과 집중에 기인한 맞춤형 인재양성을 통해 조기 불황 탈출을 노리겠다는 복안이다.
삼성전자공과대는 기업 내에서 운영하는 교육기관으로서는 유일하게 국가 인증 정규학사학위를 수여하는 사내 대학으로, 고졸 학력으로 입사한 임직원이 학사부터 박사학위까지 취득할 수 있는 모든 과정을 갖추고 있다. 학습 기간 동안, 급여는 물론 교육비용까지 모두 회사측이 부담한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직능 전문가 양성'을 통한 핵심 역량 강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사내 각 분야의 전문 역량 제고를 위해 직능별 전문가 양성 과정을 실시하고 있으며 체계적인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1989년부터 '사내 직능 전문가 대학'을 운영, 확대 추진 중이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인재양성 시스템은 사내 자체 교육 프로그램에만 머물지 않는다. 세계 유수 대학과의 산학연계와 해외 지역 전문가 프로그램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국제화된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세계경영연구원 전성철 이사장은 "대폭적인 생산성 혁신이 필요한 경기 침체기일수록 핵심 인력을 많이 확보한 기업들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며 "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기업들은 비용 효율화와 함께 핵심인재 육성에 더 많은 전력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허재경 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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