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대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에 오른 유영구(63) '민선 총재'는 자신감이 넘쳤다. "8개 구단 사장님들이 저를 모셔왔고, 저 이외에 대안은 없었기에 자부심이 있다"며 "야구인들과 친분이 두터운 만큼 이전의 다른 총재들보다는 출발점이 앞선다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두산 베어스 구단주였던 박용오 전 총재에 이어 역대 두 번째 민선 총재가 된 유영구 KBO 신임총재가 26일 오전 11시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취임식 및 기자회견을 갖고 3년 임기의 첫발을 내디뎠다.
소통과 상생
유 총재는 취임 일성으로 "그간 총재 선출이 제왕절개(정부의 낙하산 인사)였다면 이번엔 자연분만(자율 선출)이었다. 자연분만을 하려다 보니 고통이 있었지만 야구인들이 잘 단결해줘서 자연분만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유 총재는 이어 "최초 사태(대한야구협회 새 회장 선출 후 무리한 인사)가 일어났을 때와 달리 거의 의견이 접근됐다. 향후 양 기구간의 협조가 잘 이뤄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프로야구의 근간인 아마야구와의 소통과 상생을 강조한 것이다. 유 총재는 또 "(대한야구협회의) 투명성이 확보되면 지원도 계속하겠다"고 약속했다.
인사보다 WBC
새 총재가 취임함에 따라 KBO 집행부의 후속 인사도 필요하다. 유 총재는 그러나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가 눈앞이라 일단 잘 치르는 데 주력하겠다. 집행부 인사는 WBC(3월5~23일) 이후에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2006년 전임 신상우 총재와 함께 KBO에 입성했던 하일성 사무총장의 임기는 5월18일까지다.
유 총재는 6개 구단 사장(김응용 삼성 사장, 서영종 KIA 사장 제외)들과 함께 다음달 6일 일본으로 출국했다가 10일 귀국한다. WBC 국가대표팀 격려 방문이다. 유 총재는 "당장은 WBC가 중요하기 때문에 잘 치를 수 있도록 최선의 지원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흑자전환은 최대 숙원
유 총재는 프로야구의 적자운영이 모든 문제의 출발점이라고 진단했다. 적자 때문에 대기업이 아니면 야구단을 운영할 수 없고 9, 10 구단 창단도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당장 흑자전환을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돔구장 건립, 낙후된 시설 보완, 각 구단의 전력평준화 등을 이룬다면 희망은 있다는 게 유 총재의 생각이다.
유 총재는 "돔구장을 야구인들만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도쿄돔의 경우 1년에 야구를 치르는 날은 120일 정도밖에 안 되고 나머지는 문화행사 등에 이용되고 있다"며 "구단들이 야구장을 장기 임대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면 투자는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다.
(제 나이가) 60세가 넘었는데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하고 싶었던 일이 KBO 총재였다. 야구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양준호 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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