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출산율이 1.19명으로 다시 떨어졌다. 통계청의 이 발표도 놀라운데,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올해 국민총생산(GDP) 성장률이 2%에 머물 경우 출산율은 1.08명, 성장률이 더 낮아지면 1.0명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자녀를 평균 1명도 낳지 않는 시대가 온다는 뜻이다. 전 세계에서 홍콩(0.96명)을 제외하고 가장 낮으며, 세계 평균(2.54명)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지난해의 출산율 감소가 경제난 때문만 아니라 2000년 이후 지속적으로 이어져 왔다는 점에서 사회문제를 넘어 장기적으로 국가존립까지 거론되는 형편이다. 출산율은 2001년 1.30명에서 2005년 1.08명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해 왔다. 쌍춘년 2006년에 1.13명, 황금돼지해 2007년에 1.26명으로 반짝 회복세를 보였으나 다시 감소추세로 돌아섰다. 2008년의 결혼 건수가 전년도에 비해 4.6% 줄었으니 2009년에도 출산율은 높아지지 않을 것이다.
반면 노령화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이 빠른 상황에서 10년 후면 우리나라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하고, 요즘 태어나는 아이들이 40세에 들어설 때쯤이면(2050년) 생산자 1.4명이 비(非)생산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한다. 출산율이 최저였던 2005년 이후 정부는 결혼ㆍ출산ㆍ양육에 대한 각종 지원책을 꾸준히 내놓고 있으나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유엔은 우리나라가 현재 인구를 유지하려면 출산율이 최소한 2.1명은 되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진단과 처방이 늦었는데 증세는 갈수록 나빠지니 걱정이다. 프랑스나 일본은 정부가 과감한 재정적 지원을 하고, 미국이나 독일은 이민자를 넓게 포용하고 있다. 아이를 낳기만 해도 먹고 살 수 있게 하려면 현재의 보건복지가족부 전체 예산보다 많은 출산 장려비용이 필요하다. 다민족 사회를 추구하자니 국민정서와 어긋난다는 현실적 어려움이 크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소극적이고 단편적인 대책으로는 '출산율 1.0 쇼크'를 피해갈 길이 없음은 분명하다. 특단의 비상 대책을 서둘러 궁리해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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