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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이 호기! 은행들 "강남 큰손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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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이 호기! 은행들 "강남 큰손 잡아라"

입력
2009.03.01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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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 은행들이 서울 강남권에서 일전을 벼르고 있다. 극심한 경기불황으로 잔뜩 움츠렸지만, 강남에서 만큼은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부자고객을 잡는 데는 오히려 경기침체가 호기일 수 있기 때문이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대대적인 지점 통폐합을 하며 몸집 줄이기에 한창인 시중 은행들이 유독 강남에서만은 프라이빗뱅킹(PB)센터를 대폭 늘리며 영업력을 집중하고 있다. 물론 거액의 자산을 보유하고 투자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큰 손들을 잡기 위해서다. 특히 최근 부동산 규제 완화바람을 타고 가격이 꿈틀대고 있는 대치동과 도곡동, 압구정동이 은행 PB센터들의 최대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1강 2중 2약 구도

강남은 원래부터 PB대전(大戰)의 접전지역이었다. 신한 우리 하나 외환 등 5개 시중은행이 전국에 개설한 90개 전문 PB센터 가운데 절반이 넘는 47개가 강남 서초 송파 등 3구에 몰려있다.

종전까지 은행 PB의 강남 대전은 1강2중2약 구도. 하나은행의 아성에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맹추격하고, 외환은행과 우리은행이 후발 주자로 가세한 형국이었다.

현재 가장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곳 역시 하나은행이다. 하나은행은 유로머니선정 한국의 최우수PB로 5년 연속 선정될 만큼 부자고객마케팅에 탁월한 경쟁력을 확보한 은행. 여세를 몰아 하나은행은 PB전문센터인 '골드클럽'을 타워팰리스점을 중심으로 강남 3구에 올초에만 6개나 개설했다. 강남권에만 모두 합쳐 16개로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PB센터를 확보, 선두 굳히기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우리은행도 '강남대전'에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투체어스 강남센터'외에는 전문 PB센터를 운영하지 않았던 우리은행은 올해 잠실과 서초지점에 있던 PB고객부를 투체어스센터로 확대개편하고, 대치중앙센터를 신규설치하며 대대적인 영업망 확충에 나서고 있다.

골드앤와이즈(13개)를 운영하는 국민은행과 신한PB클럽(6개)을 내세운 신한은행은 아직 신규개설 계획은 갖고 있지않지만 시장상황에 따라 지점 PB사업부를 확대 개편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외환은행도 지난해 말 삼성타운에 글로벌 WM센터를 내며 강남권 PB센터를 4개로 늘려 전장에 뛰어들었다.

신흥 땅 부자들을 잡아라

강남 지역 중에서도 가장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곳은 우리나라 최고가 아파트가 밀집된 대치동과 도곡동, 압구정동 등 3개 지역. 은행 PB들이 이곳을 주목하는 이유는 정부의 강남 3구에 대한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으로 강남 아파트가 다시 한번 각광을 받기 시작한데다, 강남 인근에 20조원에 이르는 토지보상금이 풀리며 신흥부자들이 대거 몰려오고 있기 때문. 특히 신흥 땅 부자들은 이 지역의 '부의 지도'를 바꿀 주역으로 평가 받을 만큼 PB들의 주요 타깃이다.

부동산 전문 PB들은 과거 강남의 주요 아파트 가격이 폭등한 가장 큰 이유로 행복중심 복합도시와 각종 신도시 건설로 토지보상금을 받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대규모 자산 매입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번에도 서울 송파구(위례신도시)와 강서구(마곡지구), 동탄, 양주 등 서울 인근에서만 20조원에 이르는 토지보상금이 풀리면서 이들이 강남 아파트를 대거 매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

장경훈 하나은행 PB사업부 부장은 "과거 달리 이번에는 토지보상금이 전액현금이 아닌 채권형태로 병행 지급되기 때문에 자산관리 서비스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게다가 신흥 땅 부자 대부분이 강남으로 진입할 것으로 보여 강남 부동산 핵심지역에 영업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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