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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철의 깨는 투자] 외국인 투자자는 모든 것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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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철의 깨는 투자] 외국인 투자자는 모든 것 알고 있다?

입력
2009.03.01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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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 투자의 시각에서 기존 투자 개념과 태도에 대한 문제 제기를 통해 투자자들이 고정 관념을 버리고 새로운 시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최준철 VIP투자자문 대표가 쓰는 '최준철의 깨는 투자'를 연재한다.

외국인 투자자는 모든 것을 알고 있다?

우리나라 투자자들은 유독 외국인 투자자의 움직임에 관심이 많다.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에서 실시간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동향을 파악해주고 신문 등 언론에서도 전날 외국인이 얼마나 샀고 어떤 주식을 많이 샀는지 자세히 알려준다. 모두 외국인 투자자는 자금력도 풍부하고 지식적으로도 뛰어날 것이라는 뿌리 깊은 믿음에서 비롯한 것이다.

물론 큰 자금을 바탕으로 외국인들이 주가를 변동시킬 수 있는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투자자보다 국내 기업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다는 점은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기업에 대한 지식은 오히려 국내 투자자가 더 유리하다. 예를 들어 라면을 먹지 않는 그들이 과연 농심을 우리보다 더 많이 알 수 있을까. 반대로 우리가 외국인 투자자로 베트남에 간다면, 쌀 국수 회사를 현지인보다 더 잘 이해할 수 있겠는가. 오히려 외국인이라는 신분은 현지 기업을 분석하는 데 핸디캡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단기적 수급이 아니라 개별 기업의 지식 수준을 중요히 여기는 가치 투자자에게 외국인 투자자, 기관 투자자, 개인 투자자라는 삼분법은 의미가 없다. 굳이 투자자의 동향으로 의사 결정을 하고 싶다면 '내부 투자자'와 '외부 투자자'로 나누는 게 합리적이라고 본다. 외부 투자자는 기업 밖에 있는 외국인, 기관, 개인을 말하고 내부 투자자는 기업 안에 있는 대주주 혹은 이해 관계자를 뜻한다.

특히 대주주가 자기 소유 회사 주식을 사고 파는 행위는 외국인 투자자의 동향보다 훨씬 더 중요한 정보다. 대주주는 회사의 과거, 현재, 미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다. 그가 이미 경영권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돈을 들여 주식을 사거나 판다면 이는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 순매도와 비교할 수 없는 차원의 정보가 된다. 매일 생겼다 사라졌다 하는 외국인 투자자의 거래 동향보다 지속성 있고 중요한 정보라 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모두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환상에 빠져 있는지 아직까지 대주주 매매 동향을 개인 투자자들이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도록 해주는 서비스가 부족하다. 하지만 조금만 노력을 기울인다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전자공시(dart.fss.or.kr) 시스템의 지분 공시를 통해 소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부디 삼분법적 사고를 버리고 이분법적 사고를 택하길 바란다. 무작정 외국인 투자자가 산다고 따라 샀는데 알고 보니 그 주식은 대주주가 회사에 비전이 없다고 판단해 팔아 버린 주식이었다면. 결과는 그저 안타까울 '뿐이고!'

최준철 VIP투자자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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