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거물들 귀환 주목 4·29 재보선 전주 덕진·완산갑 르포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거물들 귀환 주목 4·29 재보선 전주 덕진·완산갑 르포

입력
2009.03.01 23:58
0 0

"지그들 아쉬울 때만 고향을 찾으면 뭐허요. 다들 민주당 후보로 나오면 당선은 되겠지만…."

23일 전주역에 도착, 재보선 분위기를 묻자 40대 택시기사의 반응이 영 마뜩잖다. 정치권은 거물들의 귀환으로 들썩이고 있지만, 경제위기 속에서 살기가 힘든 유권자들에게 4ㆍ29 재보선은 아직 피부에 와 닿지 않은 '그들만의 리그'였다. 대신 "총선 1년 만에 지역구 3곳 중 2곳에서 국회의원을 다시 뽑게 됐는데 민주당이 이번엔 제대로 공천을 해서 '양반 도시'의 자존심을 지켜주길 바란다"는 주문이 많았다.

덕진

덕진의 관심은 역시 정동영(DY) 전 통일부 장관의 거취였다. 25일까지 덕진구 선거관리위에 등록한 예비후보는 한명규 전 전북 정무부지사, 김양곤 전북대 교수, 민경선 대구한의대 교수, 임수진 전 농촌공사 사장, 황인택 치과의사(이상 민주당) 염경석 진보신당 도당 준비위원장 등 6명.

민주당 공천예비심사위원회에 자격심사를 신청한 채수찬 전 의원 등 DY의 행보를 주시하며 출마를 저울질하는 후보까지 감안하면, 경쟁률은 10 대 1을 훌쩍 넘길 전망이다. 한 예비후보는 "DY 변수에다 중앙당이 공천 원칙을 제시하지도 않고 있어 피가 마를 지경"이라고 털어놓았다.

경쟁률이 높지만 열기가 없는 이유는 예비후보들이 되도록 DY와의 전면전을 피하기 위해 몸을 사리고 있는 데다 DY 출마 여부가 아직은 불투명하기 때문. 인후동 모래내시장 상인들은 "DY가 고향에서 권토중래의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 "대통령 후보까지 했으니 수도권에서 큰 정치를 해야 한다"등 의견이 갈렸다.

전북대에서 만난 학생들은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DY를 견제하고 있어 공천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DY의 출마 명분이 옹색하다"는 부정론과 "그래도 '미워도 다시 한번'식으로 표를 줘야 하지 않겠느냐"는 동정론이 뒤섞여 있었다.

완산갑

완산갑은 장영달 전 의원이 19일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법정 구속됨에 따라 난전이 벌어지고 있다. 24일까지 완산갑 선관위에 등록한 예비후보는 김대곤 전 전북 정무부지사, 오홍근 전 국정홍보처장, 김광삼 변호사, 이상목 전 연청 부회장, 이재영 전주 산악연맹 회장, 유희태 전 기업은행 부행장(이상 민주당) 김대식 전 교육위 의장, 김형근 전 교사(이상 무소속) 등 총 8명.

이외에도 한광옥 민주당 고문을 비롯 김형욱 전 국무총리실 민정수석, 송기도 전북대 교수, 이광철 전 의원(17대 완산을), 진봉헌 변호사도 출마를 준비 중이다. 이밖에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자천타천으로 거론 중이며 이무영 전 의원의 부인인 오경자씨도 나설 태세다.

예비후보들 사이에서는 장 전 의원의 지역조직을 차지하기 위한 물밑경쟁이 치열하다. 투표율이 낮은 재보선의 특성상 지역조직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예비후보들이 수감 중인 장 전 의원을 먼저 만나려고 특별면회 신청 경쟁을 벌였다는 뒷얘기까지 나돌고 있다. 더욱이 완산갑 지역위도 장 의원 의견을 존중키로 함에 따라 장심(張心)을 향한 구애는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후보들 중 중량감 있는 한광옥 고문에 대해선 젊은층은 "전주 떠난 지가 언젠데"라며 부정적이었고, 나이든 주민들은 "DJP연합을 성사시키는 등 화합의 대가이기 때문에 민주당에 필요할 수 있다"고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대형 플래카드를 내건 예비후보들의 사무실이 몰려 있는 평화동 4거리에는 제법 분위기가 흘렀다. 그러나 주민들은 "후보가 20명이나 된다니 누가 누군지 모르겠다"는 냉랭한 반응이다. 시내 식당의 손님들이 식사를 마친 테이블에는 예비후보가 돌린 명함들이 뒹굴고 있었다.

전주=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