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가 24일 지구당 부활을 공개적으로 주장하고 나섰다. 이는 민주당 정세균 대표도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어 향후 정치권의 논의 결과가 주목된다.
박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원외당협위원장협의회가 주최한 '지구당의 재정립 방안' 세미나에 참석, "정치에 뜻 있는 사람들이 사무실을 내서 활동하는 것을 어떻게 없애고 단속할 수 있느냐"며 "지구당 폐지는 너무나 잘못됐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어느 선진국을 다녀도 지구당 없는 나라는 본 적이 없다"며 지구당 부활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여야는 17대 총선 직전인 2004년 3월 정당법 개정을 통해 '돈 먹는 하마'라는 비판을 받아온 지구당을 폐지하고 대신 당원들의 자발적 조직인 당원협의회를 운영해왔다. 하지만 당협은 법정조직이 아니어서 사무실을 운영할 수 없기 때문에 원외 정치인들의 불만이 적지 않았다.
민주당 정 대표도 지난해 7월 전대 출마 당시 "풀뿌리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에도 지역구에는 기구가 있는 게 필수"라며 5대 공약 중 하나로 지구당 부활을 약속했었다.
하지만 학계와 시민사회 등에선 지구당 부활이 돈 안드는 정치문화의 퇴행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여야가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할 경우 지구당 부활 논의가 본격화하겠지만 상당한 논란이 일어날 전망이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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