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미문의 경제 불황기를 맞아 전 세계 기업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얘기는 어쩔 수 없이 '비용 절감'이다. 기업들마다 1회용 종이컵 대신 개인용 머그컵을 쓰고 불필요한 출장을 줄이며 전기를 아끼고 접대비를 최소화하는 등 하나하나 사연을 들어보면 눈물이 다 나올 정도다.
그만큼 기업 생존 문제가 냉혹한 현실로 다가왔다. 기업의 최대 경비 절감방안은 감원이지만 어려운 시기에 한 사람의 일자리라도 더 지키기 위해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비용 절감 아이디어를 찾는 것이 기업들에게는 절체절명의 미션이 돼버렸다.
때마침 IT기업들은 비용 절감을 위한 솔루션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요즘 기업들의 주목을 받는 비용 절감형 IT 기술을 만나보자. 서버나 대용량 저장장치(스토리지)와 같은 IT 자원을 가상의 환경으로 통합하거나 나눠 관리함으로써 컴퓨터와 하드디스크 등의 물리적 숫자 보다 더 많이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가상화'(Virtualization) 기술이 각광받고 있다. 이른바 IT식 나눔의 기술이다.
직접 구매하면 비싼 소프트웨어를 인터넷 웹 서비스처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사스'(SaaSㆍ Software as a Service)와 같은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 서비스도 잇따라 개발돼 기업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국내외 출장 비용을 줄이면서 환경까지 보호해주는 '원격 화상회의 시스템'도 빼놓을 수 없는 대표적인 비용절감 기술. 이 분야 선두기업인 시스코에는 최근 들어 자사 화상회의 시스템인 '텔레프레즌스'(TP)에 대한 기업들의 문의가 부쩍 늘어났다고 한다.
정보 관리 솔루션 기업인 EMC는 기업 내에서 불필요하게 중복 저장, 관리되는 자료를 분석해 단 한번만 백업해주는 '아바마'(Avamar)라는 효율적인 자료 중복제거 기술을 선보여 기업들의 비용과 관리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이 회사는 일반인들이 많이 활용하는 노트북 등 휴대용 IT 기기에 사용되는 친환경 저장장치 솔리드스테이트디스크(SSD)를 만들어 기업용 데이터 관리 시스템에 통합하는 등 다양한 비용절감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 앞으로도 IT 부문의 새로운 비용 절감 솔루션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김종래 IT칼럼니스트 jongra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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