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의 엔화를 원화로 바꾸려는 ‘강남 아줌마’들이 서울 명동 환전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24일 명동 환전상에 따르면 사상 초유의 엔고(高) 현상이 지속되자 일본인 관광객 뿐 아니라 엔화를 묻어두었던 국내 부유층 부인들까지 환전시장에서 보유 엔화를 대거 내다팔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명동 환전시장의 주고객은 관광을 온 일본인들로 환전 규모는 일인당 5만엔(80만원)내외였다. 하지만 엔화(100엔당)가 연초 1,200원대에 최근 1,600원까지 폭등하자 뭉칫돈을 든 강남 부유층 고객들이 대거 환전소를 찾고 있다.
이들이 한번에 내놓는 엔화는 50만엔에서 100만엔 사이. 이날 명동환전소 기준(100엔당 1,580원)으로 따지면 원화로 790만~1,580만원에 이른다. A환전소 관계자는 “일본인들 많이는 오지만 금액 자체는 적은 편”이라며 “오히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지고 있던 엔화를 많이 들고 오는데 그게 알짜다”고 말했다.
달러화도 아니고 엔화를 이렇게 집에 쌓아두고 있는 사람들은 도대체 누구일까. W환전소 관계자도 “이중엔 대일무역을 하던 사람들도 있지만 일부는 환테크 차원에서 엔화를 사들였던 큰 손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제 엔화가치가 고점이라고 판단해 이들이 내다팔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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