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눈덩이 가계 빚' 가구당 4128만원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눈덩이 가계 빚' 가구당 4128만원

입력
2009.02.27 00:01
0 0

우리나라 가계의 빚 부담이 갈수록 늘고 있다. 가구당 부채 규모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빚을 제대로 갚을 가능성이 낮은 '고부채ㆍ적자' 가구의 부채 비중도 4년 만에 2배 가량 늘었다. 한 때는 빚을 내 소비하던 국민들은 이제 부채가 늘수록 소비를 줄이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어 소비 감소에 따른 경기침체 심화의 악순환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24일 한국은행의 '2008년중 가계신용 동향'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가계대출과 신용카드 등에 의한 외상구매(판매신용)를 합한 가계신용 잔액은 688조2,463억원으로, 1년 전보다 57조5,677억원(9.1%)이 늘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를 통계청의 2008년 추계 가구수(1,667만3,162가구)로 나누면 가구당 부채 규모는 4,128만원으로, 역시 1년전(3,842만원)보다 286만원 늘었다.

한은 이영복 금융통계팀장은 "중도금, 잔금 용도의 주택대출이 꾸준히 늘어난데다 지난해 11월 정부가 부동산 규제 완화 대책을 발표한 것도 가계대출 증가세에 영향을 미쳤다"며 "판매신용은 소비위축에도 카드사들이 소액결제와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늘었다"고 설명했다.

경제 규모가 커지면 자산과 부채가 늘어나는 것이 자연스런 현상이지만 문제는 최근 경기침체로 자산과 소득이 줄어드는 가운데 부채만 늘고 있다는 점이다. 원리금 상환 부담이 늘면 자연히 소비를 줄이게 돼 경기침체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

실제 이날 한은이 발표한 '한국노동패널자료를 이용한 가계부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부채가 소비에 미치는 총효과는 2003년 신용카드 사태 이후 음(-)으로 전환됐으며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카드 사태 이전 각 가계들은 빚이 늘어도 미리 확보한 현금으로 소비를 늘렸지만 카드사태를 기점으로 부채가 소비에 '마이너스' 영향을 끼쳐 가계부채가 증가해도 소비를 줄이고 있다는 뜻이다.

부채 가운데 갚을 가능성이 낮은 '악성부채'도 급속히 늘고 있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전체 가계부채중'고부채ㆍ적자' 가구의 부채 비중이 신용카드 사태 당시인 2003년 4.0%에서 2007년말 현재 7.7%로 2배 가량 급증했다고 밝혔다. '고부채ㆍ적자'가구부채란 소득보다 부채가 3배 이상 많고, 금융자산보다 부채가 5배 이상 많으면서 수입보다 지출이 많은 가구의 부채를 말한다. 특히 이 가운데 대부분(5.4%)은 소득수준 상위 40% 가구로 나타났다. 그만큼 부동산 등 자산가격 상승을 기대하며 빚을 능력보다 많이 냈다는 의미다.

금융연구원 신용상 거시경제연구실장은 "앞으로 구조조정이 가속화하고 실업이 발생할 경우 부채상환 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어 결국 우리 경제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며 "가계들이 낮은 금리로 대출을 갈아탈 수 있도록 해주거나 가계의 소비를 보전해 주는 방안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식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