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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재건 사업, '발 빼다' 유럽 對 '손 뻗다' 이라크 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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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재건 사업, '발 빼다' 유럽 對 '손 뻗다' 이라크 변심

입력
2009.0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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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정부 시절 이라크 침공을 비난했던 유럽 국가들이 경제적 이권을 노리고 너도나도 이라크 재건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는 24일 버락 오바마 정부가 들어선 후, 이라크 사태 불개입 입장을 고수하던 유럽 국가들이 이라크의 석유 및 재건 사업에 속속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라크 전쟁 발발 이전까지만 해도 유럽은 이라크의 주요 경협 상대국이었다.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 집권 당시 프랑스는 러시아, 중국과 함께 이라크 석유산업의 가장 큰 투자국이었으며 독일 역시 주요 투자국 중 하나였다. 하지만 이라크전에 반대한 탓에 적극적인 개입에 나서기 어려운 처지였던 프랑스와 독일은 오바마 정부에 대한 지지를 명분으로 이라크로 속속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10일 이라크를 방문해 "나의 방문은 프랑스 기업에게 이라크에 투자하라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것"이라며 자국 기업의 투자를 장려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올 여름 프랑스 재계의 고위 인사를 대동하고 다시 이라크를 방문할 계획이다.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무장관도 17일 이틀간의 일정으로 이라크를 방문해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를 비롯한 이라크 지도자와 환담한 후 "이라크 치안 상황이 개선됐으니 독일 기업도 이라크에서의 영향력을 높일 방안을 연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과 프랑스는 이라크 전쟁 이후 채권 국가 모임인 '파리클럽'을 설득해 전쟁으로 황폐화된 이라크의 채무를 80% 가량 탕감해주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이라크의 '황금알'을 노리는 유럽의 귀환은 이미 구체화하고 있다. 독일 기업인 지멘스 AG는 이미 지난해 12월 이라크 정부와 발전소용 터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그 뒤를 이어 프랑스의 토탈, 영국ㆍ네덜란드 합작사인 로열 더치 셸과 같은 유럽 주요 석유 기업도 현재 이라크 정부와 원유 개발 협상을 벌이는 등 이권 차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차예지 기자 nextw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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