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융 전문지 CNN머니가 23일 제너럴 모터스(GM), 크라이슬러 등 미국의 자동차 기업 위기의 해결책으로 두 회사에 대한 추가 지원, 크라이슬러만 파산시키기 등 4가지를 제시했다. 언뜻 다양한 카드가 있는 것 같지만 하나씩 뜯어보면 만만치 않은 부작용과 후유증을 수반하고 있다.
GM, 크라이슬러 추가 지원
미국 자동차 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 300만명과 노조가 열렬하게 지지하고 있는 방안이다.그러나 GM과 크라이슬러가 흑자로 전환할 가능성이 극히 낮다는 점에서 '밑 빠진 독에 물붓기'나 다름없다.
CNN머니는 "자동차 수요가 극적으로 증가하지 않는 한 GM과 크라이슬러가 흑자로 전환할 가능성은 사실상 전무하다"며 "GM과 크라이슬러의 요구대로 216억달러를 추가지원하면 그대로 날리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GM, 크라이슬러의 합병
두 회사를 합병해 고정비를 줄이고 시너지 효과를 거두자는 이 방안으로 지난해 말부터 미국 자동차 업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 방안은 시너지 효과에 대한 회의론과 대량 해고 등 후유증이 만만치 않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AP통신은 "두 회사 모두 대형차 중심의 생산 체제를 갖고 있어 합병 시너지가 크지 않을 것"이라며 "합병이 되면 크라이슬러는 전체 인력 6만여명 중 절반 이상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며, 연관 산업의 일자리 20만 개가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합병 대상이 되는 크라이슬러 경영진이 이 방안을 극력 반대하고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두 회사 파산 후 새 회사 설립
두 회사를 아예 파산시킨 후 브랜드 등 수익성 자산만을 선별적으로 추려내 새 회사를 만들자는 방안이다.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두 회사의 회생이 불가능하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그러나 이 방안도 천문학적인 비용이 필요하기는 마찬가지다. CNN머니는 "미 행정부는 두 회사의 파산 후 구조조정과 영업을 위해 400억달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지만 실제로는 1,250억달러가 소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두 회사가 금융기관을 이용할 수 없게 되고 딜러십 등 일체의 기존 계약을 상실하는 등 엄청난 후유증을 각오해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크라이슬러만 파산시키기
크라이슬러를 파산시키면 연간 100만대 가량의 자동차 공급이 감소하므로 경쟁 기업인 GM은 숨통이 트이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 크라이슬러 임직원 6만명과 연관 산업 종사자들은 거리로 나 앉아야 한다. CNN머니는 "크라이슬러가 관련 기업에 갚아야 할 부채가 70억달러"라며 "크라이슬러의 도산은 관련 기업 파산으로 이어져 미국 경제에 만만치 않은 후유증을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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