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를 졸업하고 혈혈단신으로 밟은 일본 땅. 소년은 낯선 환경에 겁이 났지만, 자신감만큼은 굽히지 않았다. '언젠가 일본프로야구에 이름 석자를 각인시키리라.'
그로부터 8년 뒤 청년이 된 소년은 'KIM'과 등번호 61번이 새겨진 멋들어진 프로 유니폼을 입게 됐다.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우완 정통파 투수 김무영(24). 지난해 11월 대학 때부터 동경하던 소프트뱅크에 입단한 김무영은 개막전 엔트리 진입도 눈앞에 두고 있다.
일본 미야자키에서 1군 스프링캠프에 참가 중인 김무영은 지난 22일 청백전에 등판, 1이닝 퍼펙트를 기록하며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확실하게 받았다.
이날까지 2경기 등판 성적은 3이닝 2피안타 2탈삼진 2실점. 특급 성적은 아니지만 구속을 끌어올리는 단계임을 고려하면 제법 만족스럽다. 소프트뱅크 코칭스태프는 눈에 보이는 성적보다 타자와의 승부를 즐기는 김무영의 공격적인 성향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아직 캠프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김무영을 응원하는 팬들도 생겼다. 연습경기 때면 그의 사진과 응원문구를 담은 피켓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김무영은 24일 한국일보와 전화통화에서 "벌써부터 팬들도 눈에 띄고 야구할 맛 난다"며 웃어보였다.
부산 대신초 1년 선배인 김만윤(전 롯데)의 조언에 미련 없이 일본행 비행기에 올랐다는 김무영. 하야토모고와 후쿠오카경제대를 거치며 일본 생활에 익숙해진 만큼 팀 적응에도 전혀 문제가 없었다.
일본어와 부산 사투리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김무영은 휴식일이면 팀 동료들과 함께 맥주를 즐길 정도로 친화력도 좋다.
올시즌 목표는 셋업맨으로 입지를 굳히는 것. 지난해 2승17세이브 평균자책점 0.41로 독립리그를 평정한 만큼 자신도 있다. 최고구속 150㎞의 강속구와 낙차 큰 포크볼이 주무기인 김무영은 현재 컷 패스트볼 연마에 한창이다.
김무영은 "지금까지 준비는 순조롭고 느낌도 아주 좋다"면서 "28일부터 시작되는 오픈전(시범경기)에서 잘 던져 꼭 개막전 엔트리에 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양준호 기자 pires@hk.co.kr
<저작권자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저작권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