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라운드까지 치러지는 프로농구(KBL) 정규시즌이 어느덧 5라운드 중반을 넘어섰다. 4강 직행티켓이 걸린 1,2위와 플레이오프 마지노선인 6강 싸움은 여전히 안개 속이다. 반면 6위에 큰 차이로 뒤져 있는 하위 세 팀은 이미 플레이오프 탈락이 확정됐거나, 사실상 어려워졌다.
장기 레이스를 치르다 보면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된 팀, 최선을 다해도 역부족인 팀들이 나오게 마련이다. 탈락이 확정되면 목표가 사라지니 신이 날 리가 없다. 의욕을 상실하면 경기는 자연히 맥이 빠지게 된다. 때문에 다른 팀들의 1승 제물로 전락하기 십상이다.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탈락한 팀들일수록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 또 다른 목표를 설정해야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다. 이번 시즌의 실패를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기회로 삼는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플레이오프에 목을 매고 있는 팀들보다 한결 여유를 갖고 팀을 운영할 수 있다.
플레이오프에 탈락한 팀들은 승패에 관계없이 전략과 전술을 다양하게 시험할 수 있다. 벤치 멤버들의 기량 향상과 경기력 검증 기회도 생긴다. 이보다 더 좋은 실전훈련은 없을 것이다. 또 티켓 경쟁을 하는 팀들의 전력, 전략, 전술 등을 보다 객관적인 시각에서 분석할 수 있다. 트레이드 구상, 외국인선수 선발 등 다음 시즌을 위한 밑그림도 남들보다 먼저 그릴 수 있다.
시즌이 끝날 때까지, 앞으로 남은 시간은 플레이오프에 탈락한 팀들의 편이다. 탈락한 팀들만의 '특권'이라 할 여유는 다음 시즌을 위한 투자로 이어져야 한다. 여유가 전력보강이나 전술습득의 기회로 승화된다면 다음 시즌엔 분명히 희망을 가질 수 있다. 프로농구는 올해만 하고 마는 게 아니다.
전 SKㆍ기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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