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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휴대폰 업계 "한국서 한 판 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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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휴대폰 업계 "한국서 한 판 붙자"

입력
2009.02.25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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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 휴대폰 어디 제품이니?"

"난 애니콜(삼성전자)! " "난 사이언(LG전자)!" "내 건 스카이(팬택계열)!"

우리나라 국민들의 휴대폰은 십중팔구 국내3사 제품이다. 아니면 미국산 모토로라이던가.

하지만 이젠 상황이 달라진다. 세계 최대 휴대폰 메이커인 핀란드의 노키아를 비롯해, 일본과 스웨덴의 합작사인 소니에릭슨, 대만의 HTC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휴대폰 브랜드들이 잇따라 한국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소니에릭슨과 HTC 등이 최근 잇따라 국내 법인을 설립했다. 이미 오래 전 국내 법인을 세운 모토로라, 국내에 공장을 갖고 있는 노키아까지 포함하면 삼성전자, LG전자와 더불어 세계 빅5 휴대폰 업체들이 모두 국내에서 각축전을 벌이게 됐다.

이들의 한국시장 진출은 그 시장가치 때문이다. 한 외국 휴대폰업체 관계자는 "삼성전자, LG전자가 지난해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2, 3위 업체로 부상하면서 한국은 확실한 휴대폰 최강국으로 자리매김했다"면서 "가전 업체들이 미국 시장 진출에 높은 의미를 두듯이 휴대폰 분야에서는 한국 진출이 중요한 상징성을 띄게 됐다"고 말했다.

여기에 영상통화와 빠른 무선인터넷을 앞세운 3세대 이동통신 시장의 성장도 한몫 했다. HTC코리아 관계자도 "전반적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올해 한국의 휴대폰 시장은 성장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며 "그런 만큼 출시 휴대폰 종류를 늘릴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보다 똑똑한 휴대폰

외국 업체들의 공략 포인트는 움직이는 컴퓨터로 불리는 최첨단 '스마트 폰.' 지난달 말 국내법인(소니에릭슨코리아)을 설립한 세계 5위 휴대폰업체 소니에릭슨은 스마트폰 '엑스페리아 X1'를 금명간 출시, 한국시장에 출사표를 던진다. SK텔레콤 가입자용으로 나오는 엑스페리아 X1은 화면을 옆으로 밀면 컴퓨터 자판과 동일한 글자판이 나타나는 슬라이드 터치폰이다.

지난달 국내법인을 대만의 HTC도 SK텔레콤 가입자용으로 '터치 다이아몬드' 휴대폰을 26일 선보인다. 스마트폰인 이 제품은 화면 속 아이콘들을 입체감이 두드러지도록 3차원으로 디자인한 점이 특징이다.

세계1위 휴대폰 업체 노키아도 내달 SK텔레콤과 KTF를 통해 스마트폰 '6210 내비게이터'폰을 내놓을 예정이다. 노키아는 1980년대 중반부터 경남 마산에 생산법인(노키아TMC)를 설립해 저가형 휴대폰을 생산해왔지만, 전량 수출용이었다. 노키아는 2003년 국내에서 철수한 뒤 6년 만에 다시 도전장을 던지는 것인데, 세계 최강 메이커로서 이번엔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세계 4위 모토로라 역시 과거 1억대가 팔린 최고 인기제품 '레이저'폰을 3세대용으로 개량한 '레이저 룩'을 이날 출시하며 국내 공략을 강화하고 나섰다. 레이저룩은 스마트폰은 아니지만, 자판 전체와 측면 버튼을 18K로 도금해 디자인이 화려하다. 모토로라는 지난해(4종)보다 올해 출시 종류를 늘릴 예정이다.

성공할까

외국업체들의 국내 진출은 무엇보다 이용자들에게 제품선택폭을 넓히고, 가격인하를 유도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기존 메이커들도 이 점에서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만 있으면 가격을 내리는데 한계가 있다"며 "외산 휴대폰은 스마트폰도 40만~70만원대여서 국산보다 저렴한 편"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치솟는 환율이 외국 업체들에겐 부담이며, 그만큼 가격인하도 쉽지는 않은 형편이다.

외국 휴대폰의 경우 국내 이동통신 환경과 맞지 않아 불편할 수도 있다. 이 관계자는 "외국 업체입장에선 한국시장만을 위한 제품을 만들기가 쉽지 않아 통신사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그만큼 이용자들은 서비스에 제약을 받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외국 휴대폰 업체 관계자도 "국내 휴대폰 이용자들의 눈높이와 만족도가 워낙 높아 이를 얼마나 충족시킬 수 있을지 걱정스런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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