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번영과 환락을 상징하던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그러나 이 도시는 더 이상 예전의 화려함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 사무실 곳곳은 텅텅 비어있고 거리마다 건설이 중단된 빌딩들이 덩그러니 흉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사태와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도시 전체가 어려움에 빠진 것이다.
미국 abc방송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라스베이거스는 '미국의 경제 위기로 버려진 도시' 1위로 선정됐다. 라스베이거스는 사무실 공실률 16.0%, 주택 공실률 4.7%로 미국 평균치보다 각각 5.9%, 1.8% 포인트 높았다.
abc 방송은 "라스베이거스의 몰락은 주택 버블 붕괴의 영향이 가장 크다"며 "부동산 경기가 한창이던 2007년에 이스라엘 억만장자 이츠하크 트슈바가 12억5,000만달러를 들여 시내 중심 부지를 사들였으나 이 부동산의 가치가 현재는 절반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당시 가격이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부동산 매입에 나섰던 사람들이 재기불능의 상태에 빠져 있다"고 덧붙였다.
2위를 차지한 디트로이트는 자동차 산업의 몰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방송은 "디트로이트 인구가 1950년대 180만명이었지만 현재는 100만명에 미치지 못한다"며 "디트로이트의 쇠락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3위를 차지한 미국 남동부 최대 도시 애틀란타는 화학, 자동차 산업이 타격을 받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노스캐롤라이나주의 그린스보로, 오하이오주의 데이튼이 각각 4, 5위를 차지했다. 이번 순위는 abc방송이 미국의 주요 75개 도시의 사무실 공실률과 주택 공실률을 바탕으로 선정했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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