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광산경찰서는 23일 부부싸움 끝에 자신의 아내와 두 아들 등 일가족 3명을 살해하고 이를 화재로 위장한 최모(29)씨를 살인 등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최씨는 이날 오전 4시30분께 광주 광산구 비아동 모 아파트 자신의 집에서 2년 전 있었던 자신의 외도 문제 등을 놓고 아내 허모(30)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허씨와 큰아들(5)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고 막내아들(2세)도 살해했다. 최씨는 시신 주변 옷가지와 이불 등에 불을 질러 범행을 은폐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는 범행 직후 집에서 2㎞ 가량 떨어진 자신의 편의점 근처 옷가게에서 트레이닝복을 구입해 범행 당시 입었던 혈흔이 묻은 옷과 갈아입은 뒤 편의점에서 일을 하다가 사건발생 6시간쯤 뒤인 오전 11시께 사건현장을 다시 찾아가 주민 등에게 "무슨 일이냐. 왜 우리 가족이 죽었느냐"고 물으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경찰은 아내 허씨가 아이들과 자살할 만한 이유가 없고 집안의 외부침입 흔적이 없는 데다 화재 직전 부부싸움하는 소리가 들렸다는 목격자의 진술로 미뤄 최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행방을 쫓던 중 때마침 사건 현장에 나타난 최씨를 검거했다.
최씨는 범행사실을 부인하다가 머리카락이 불에 그을린 흔적이 있고 편의점 주변 헌옷함에서 피해자들의 혈흔이 묻은 자신의 옷이 발견된 점 등을 추궁 받자 범행을 자백했다.
광주=안경호 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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