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 어깨 부상 중인 ‘국민 육격수’ 박진만(33ㆍ삼성)의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최종엔트리 잔류가 확정적인 분위기로 무르익고 있다.
박진만은 19일(한국시간) 하와이 호놀룰루 센트럴 오아후 리저널파크에서 훈련 도중 “어깨 상태가 점점 좋아지는걸 느낀다. 1차대회는 너무 촉박하지만 2차 라운드때부터는 확실히 괜찮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김인식 감독 역시 KBO 관계자를 통해 “최종엔트리(28명)에 포함된 선수가 부상을 당할 경우 1라운드 시작(3월5일)에 앞서 교체할 수 있는가”라는 내용의 질의 이메일을 WBC 조직위원회 측에 보냈다. 박진만을 최종엔트리에 포함시키기 위한 사전 작업이다.
박진만이 어깨부상 상태에 대해 호전되고 있다는 말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 전까지는 “인대 부상을 당한 부위에 염증까지 남아있어 통증이 가시지 않는다”는 말만 반복했다. 박진만은 하와이에 도착한 16일에도 “작년에도 주사를 맞고 뛰었는데 상태가 악화됐었다”며 WBC 출전에 부담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박진만은 19일 “손혁 인스트럭터와 함께 하는 재활 프로그램이 확실히 도움이 된다”며 “2차 라운드가 열리는 3월 중순까지는 한 달이나 남았기 때문에 좋아질 것으로 본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수비 훈련 때도 공을 던지지 못하고 굴리기만 했던 박진만은 처음으로 가볍게 공을 위로 던졌다.
김 감독은 19일 “선수교체가 가능하다면 박진만을 더 오래 지켜볼 수 있다. WBC 사무국에서도 받아들이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 정금조 KBO 운영부장 역시 “명확한 규정이 없다. 일단 답변을 기다려야겠지만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혹시 1라운드 시작 전에 교체가 불가능하더라도, 2라운드를 위해 엔트리 1장을 소진하고 박진만을 데려간다는 분위기는 이미 무르익어 있다. 대표팀에서 어떤 포지션보다도 주전과 백업멤버의 격차가 큰 곳이 유격수이기 때문이다. 박진만이 있고 없고에 따라 대표팀의 수비 조직력 자체가 달라진다.
박진만은 지난 2000년 시드니올림픽 이후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WBC 등 주요대회에 모두 참가한 유일한 선수다. 박진만이 이번 WBC 참가에 강한 의지를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호놀룰루(하와이)=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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