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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신예의 반란? 철녀의 진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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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신예의 반란? 철녀의 진압?

입력
2009.02.2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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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녀'의 세 번째 천하 통일이냐, 새로운 스타 탄생이냐. 1999년 한국기원 객원 기사로 활동을 시작한 후 11년째 한국 여자 바둑계를 한 손에 주무르고 있는 '철녀' 루이나이웨이와 지난해 전자랜드배 주작왕전에서 우승, 일약 스타덤에 오른 신예기사 이하진(21ㆍ3단)이 격돌하는 제14회 가그린배 프로여류국수전 결승 3번기가 20일부터 시작됐다. 이미 여류 명인과 여류 기성을 보유하고 있는 루이가 여류 국수마저 차지하면 2006, 2007년에 이어 세 번 째 여자 기전 싹쓸이다.

여류국수전은 작년도 우승자도 본선부터 출전하는 선수권전이지만 이 기전에서 통산 다섯 번이나 우승한 루이로서는 아무래도 도전을 받는 듯한 입장. 이에 반해 첫 번째 정상 도전인 겁없는 신예 이하진은 패기만만이다.

루이 - 내 시대의 끝을 논하지 마라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지만 국내 여자 바둑계서 루이나이웨이의 '철권 통치'는 좀처럼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루이는 1999년 한국에 정착하자마자 가볍게 여류 국수를 낚아채더니 이후 3년간 여자 바둑계 양대 타이틀인 여류 국수와 여류 명인을 양손에 거머쥐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국내 여류 바둑계로서는 루이가 도저히 넘어설 수 없는 벽이었다.

그러나 박지은 조혜연 등 신예 강자들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끈질기게 루이의 아성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결국 2003년 조혜연이 여류 명인과 여류 국수를 동시에 접수했다. 이즈음 루이도 40대에 접어들어 서서히 쇠퇴기에 접어드는 듯했다. 그러나 아직은 아니었다.

남자들과의 대결에서는 다소 힘이 부친 모습을 보였으나 여자 바둑계서는 여전히 천하무적이었다. 이듬해 여류 명인을 시작으로 여류 국수까지 잃었던 타이틀을 되찾아 가더니 2006년과 2007년에는 신설 기전인 여류 기성까지 3대 여자 기전을 싹쓸이했다. 최근까지 여류 명인 5연패, 여류 기성 3연패 중으로 이번에 여류 국수까지 차지한다면 세 번째 여자 바둑계 천하 통일이다.

이하진 - 작년엔 주작왕, 올해는 여류 국수

"루이나이웨이의 '10년 독재'를 무너뜨리고 박지은과 조혜연에 이은 새로운 여자 바둑 스타로 거듭나겠다." 2004년 11월 입단한 이하진은 초단 시절, 입단 5개월만에 당시 여자 바둑계 양대 타이틀 보유자였던 조혜연과 루이를 내리 꺾어 돌풍을 일으켰던 숨은 인재. 한동안 잠잠하다가 작년부터 갑자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그에게 2008년은 최고의 해였다. 여류명인 여류국수 여류기성 등 3대 여자 기전은 물론 오스람배 지지옥션배 등 각종 기전 본선에 올랐고 제1회 마인드스포츠게임즈와 정관장배 한국 대표로도 뽑혔다. 작년 성적이 26승17패로 루이(24승17패)보다도 좋다.

객관적인 전력이나 경험에서 아직 이하진이 루이의 적수가 되기에는 조금 부족한 게 사실이다. 그동안 큰 승부를 치른 적도 별로 없고 루이와의 통산 전적도 다섯 번 싸워서 1승4패에 그쳤다. 하지만 이번 여류국수전 결승까지 올라온 바둑 내용을 살펴 보면 반집승이 두 번이다. 운도 따랐겠지만 그만큼 끈기가 붙었다고 할 수 있다. 거기에 신예의 패기가 더해진다면 뜻밖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박영철 객원 기자 indra036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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