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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 추모 물결/ 평범한 삼나무관 닫히자 유족도 하늘도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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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 추모 물결/ 평범한 삼나무관 닫히자 유족도 하늘도 울었다

입력
2009.0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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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가 뿌려지고 관이 닫혔다.

자애롭던 고 김수환 추기경의 얼굴을 이제는 볼 수 없게 됐다. 냉동 유리관에 있던 김 추기경의 유해는 19일 평소 입었던 제의 차림으로 청빈을 상징하는 삼나무 관에 안치됐다. 살아 생전 특별한 대우를 받기 원하지 않았던 그의 모습대로, 평범한 관이었다. 장례를 간소하게 치르라는 김 추기경의 뜻에 따라 추기경 모관, 주교 십자가, 반지를 내려놓고 평소 사용하던 나무 묵주만 넣었다.

김 추기경의 입관식은 이날 오후 5시부터 20여분간 명동성당에서 교황 특사로 임명된 정진석 추기경의 주례로 열렸다. 입관식은 성가, 기도, 성경 낭독, 성수 뿌리기, 향 사르기, 고인을 위한 기도 순으로 진행됐다.

"추기경 김 스테파노는 주님의 뜻을 따르고자 노력했습니다. 천상에서도 성인의 반열에 들게 하소서."

정 추기경은 관 축복을 한 데 이어 관 주위를 돌아가며 성수를 뿌린 후 분향했다. 이어 주교단과 사제단, 유족 대표들이 차례로 분향과 성수 뿌리기를 했다. 성수를 뿌리는 것은 죄를 씻는 정화의 예식이다.

분향과 짧은 기도가 끝난 후 사제들과 염습을 한 서울대교구 봉사단체인 연령회 소속 회원들이 김 추기경의 시신이 안치된 관을 덮자, 울음을 참고 있던 유족들은 이제 다시는 김 추기경의 얼굴을 볼 수 없다는 사실에 오열했다.

김 추기경 형님의 손자 며느리(38)는 하염없이 오열하면서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성당을 찾아주셔서 너무 감사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김 추기경의 큰 형님 손녀인 김서인(5)양과 또 다른 외손자인 정민재(8)군도 울음을 터뜨렸다.

오후 5시 13분. 김 추기경의 유해가 천으로 덮이고 관 뚜껑이 닫혔다. 가는 빗줄기가 오락가락하는 가운데 성당 마당에서 대형 스크린으로 입관 장면을 지켜보던 신자들의 입에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앞서 염습은 오후 4시부터 빈소인 명동성당 대성전의 조문을 일시 중단한 채 비공개로 명동성당 주임신부 박신언 몬시뇰 주관으로 진행됐다. 연령회 소속 장례지도사 4명이 염습을 맡았다. 선종 당일 수녀들이 시신을 깨끗이 씻겼기에 이날 염습은 상징적으로 간소하게 진행됐다. 일반인들의 조문은 염습을 하기 전 중지됐다가, 입관예절 후 다시 시작됐다.

남경욱 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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