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비 바트라 지음ㆍ송택순,김원옥 옮김
리더스북 발행ㆍ360쪽ㆍ1만5,000원
공룡처럼 덩치가 커지는 극소수의 부자들, 점점 힘겨운 생활고 속에서 희망 없는 노동에 몸을 던져야 하는 절대다수의 노동자들, 만연하는 범죄, 무능하고 부패한 권력, 자유시장주의에 의해 무너진 공공 패러다임.
붕괴 직전 서구 봉건사회의 모습이 아니다. 첨단 정보기술로 무장하고 자유시장주의의 중심 무대가 된 미국의 현주소다. 사회적 모순이 극대화했던 봉건사회는 혁명적 시민사회로 이행했다. 그렇다면 봉건사회 붕괴 전야처럼 누더기가 되어버린 미국과 자유시장주의의 미래는 어디로 향할까. 1978년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몰락> 이란 책에서 소련의 몰락을 일찌감치 예측했다는 라비 바트라(미 서던메소디스트대 경제학과 교수)는 <뉴 골든 에이지> 에서 한계에 도달한 미국의 미래와 사회변동을 흥미롭게 예견한다. 뉴> 자본주의와>
저자는 역사의 주도세력이 수 천년 동안 일정한 패턴, 즉 주기적으로 순환했다는 데 착안해 미래를 전망한다. 역사적으로 ‘노동자-전사-지식인-탐획자’가 순서대로 순환하며 역사를 주도해왔다는 ‘사회순환법칙’이 중심 패러다임이다. 전사는 군인 등 강인한 육체와 공격적 성향이 두드러진 집단이다. 탐획자는 상인과 은행가, 자본가처럼 행동과 생각이 돈을 좇는데 집중된 집단이다.
저자는 실제로 봉건사회 말기는 부의 축적에 집중하는 탐획자들의 시대였지만 15세기 영국 프랑스 스페인의 군통수권자에 의해 무너졌고 전사의 시대가 열렸다. 이어 17세기에는 지식인들이 권력을 차지했고, 19세기 중반 이후엔 다시 자본주의가 지배하는 탐획자시대가 열렸다고 주장한다.
이런 관점에서 저자는 미국의 현주소를 ‘탐획자들이 지배하는 시대 노동자시대’라며 혁명이나 변동이 임박한 상황이라고 진단한다. 현재의 지배계급인 탐획자들은 사욕을 채우기 위해 부의 분배와 경제를 왜곡시켜 왔으며, 결과적으로 세계적인 경제위기가 일상화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무능하고 부패한 미국 정부와 관료, 정치인들은 탐획자들을 위한 정책을 옹호하면서 그들의 앞잡이로 전락했고, 절대다수 노동자들은 한계상황에 빠진 채 분노를 삭이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관점이다.
그렇다면 역사는 어디로 나아갈까. 저자는 미국 현 체제의 몰락, 즉 탐획자시대의 몰락이 2009년, 올해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올해가 ‘인플레이션 주기상 맹렬한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인해 힘겨운 한 해가 될 것”이며 “향후 7년간 미국에서는 탐획자시대가 무너지고 또 다른 사회세력이 등장해 새로운 경제법칙들을 주장하고 건설하는 혼란의 시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하지만 저자가 그리는 미래는 밝다. 그에 따르면 혼란의 어둡고 힘겨운 터널을 지나면 새로운 전사의 시대가 도래하고 전례 없는 경제번영의 시기, 빈곤은 근절되고 성장은 지속되는 ‘뉴 골든 에이지’가 열린다는 것이다.
사회순환법칙의 중심축인 4대 계급 분류가 적확한 것인지 등은 논란의 여지가 없지 않다. 하지만 하나의 담론으로서 미래 예측에 관심이 많은 독자라면 읽어볼 만한 책이다.
장인철기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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