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초 카리브해의 바하마에서 아들 제트를 불의의 사고로 잃은 할리우드 톱스타 존 트라볼타(55)가 요절한 아들을 기려 자선재단을 설립했다. 트라볼타와 부인 켈리 프레스턴은 16살의 어린 나이에 세상을 버린 아들을 영원히 기억하기 위해 불우 어린이들을 돕는 '제트 트라볼타 재단'을 만들었다.
연예 전문 사이트 E! 온라인이 22일 전한 바에 따르면 트라볼타 부부는 가족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을 통해 "재단이 시각ㆍ청각ㆍ거동, 의사전달, 행동발달 장애를 가진 어린이들과 희귀한 의학ㆍ환경적 치료와 교육이 필요한 아동들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단은 또 청정 환경의 당위성에 대한 계몽활동에 보조금을 주고 자연재해나 인재(人災)의 희생자인 어린이들을 위안하며 아동 교육 프로그램에도 자금을 댈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라볼타 부부는 재단을 돕는 기부 희망자들이 많이 나타나기를 희망했다.
제트는 1월2일 휴가를 보내던 바하마의 별장 욕실에서 갑작스런 '발작'을 일으켜 사망했다. 그는 어릴 때 희귀 심장질환 가와사키병으로 진단받고 투병해 왔다. 트라볼타는 사랑하는 제트를 잃은 슬픔에 더해 아들을 옮긴 구급차 운전기사 등이 시신 사진을 이용해 거액을 뜯어내려 한 협박까지 받아 동정을 샀다. 바하마 당국은 2,500만 달러를 요구한 운전기사 등을 붙잡아 재판에 회부했다.
트라볼타는 1975년 TV 시리즈'웰컴 백, 코터'로 연예계에 입문한 뒤 다음해 공포영화 '캐리'로 스크린에 데뷔했다. 그는 77년 청춘 댄스물 '토요일밤의 열기'가 빅히트하면서 스타덤에 올랐고 이후 '그리스''펄프픽션''브로큰 애로''페이스오프''스워드피시''볼트'등에 출연하며 정상을 지켰다. 트라볼타는 91년 미녀 배우 프레스턴과 결혼했고 신흥종교 사이언톨로지 활동에도 열심히 참여했으며 젊은층의 읽기 및 쓰기능력 향상 캠페인도 적극 성원했다.
항공기 마니아로 아들 이름도 제트기에서 따온 그는 플로리다 오칼라에 활주로를 갖춘 저택과 2대의 제트기, 여러 대의 경비행기를 소유하고 있다. 그는 보잉 점보 여객기를 비롯한 9개 기종을 조종할 수 있는 면허를 갖고 있다. 트라볼타는 아들의 장례식 이후 "제트의 죽음을 받아들이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두문불출, 자신이 목소리 출연한 애니메이션 '볼트'가 최우수 애니메이션상 후보에 오른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도 불참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하지만 이번에 슬픔을 이기고 아동재단을 설립, "할리우드의 스타답다"는 칭찬을 듣고 있다.
한성숙 기자 hans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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