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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불안 해법 실물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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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불안 해법 실물에 달렸다

입력
2009.02.23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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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시장에 또 한 번의 위기가 엄습하고 있다. 1차 위기는 리먼브러더스 파산에서 비롯된 명백한 미국발 금융위기였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동유럽 국가들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 제너럴모터스(GM) 파산 가능성, 미국 은행들의 국유화 전망, 북한의 미사일 발사 그리고 가파른 국내 경기 침체 등 금융과 실물, 외부와 내부 요인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있다.

전문가들은 어느 정도 예상된 악재인 만큼 1차 위기와 같은 극심한 패닉(공황) 상태는 없을 것으로 전망하지만, 복합적 요인이 맞물린 맞물린 만큼 그 충격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2일 현재 금융시장에서 나타난 지표상으로 우리 경제는 이미 위기의 한복판에 서 있는 분위기다. 원ㆍ달러 환율은 지난 20일 1,506.0원으로 마감해 전고점(11월24일ㆍ1,513.0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고, 코스피 지수는 1,065.95로 심리적 저항선이었던 1,100선이 다시 무너졌다.

특히 우리나라 신용위험 지표인 국가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한 달전 2%대 중반에서 4.28%까지 치솟아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번 상황은 실물경기 침체가 본격 반영되면서 불거졌다는 점에서 1차 금융 위기 때와는 질적으로 다르다. ‘리먼 사태’ 이후 금융부문에서만 터졌던 1차 위기는 각국의 대규모 유동성 공급으로 단기간에 불을 껐지만, 지금은 경기회복이 가시화될 때 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금융위기가 실물위기로 전이되고, 경기침체가 다시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국내경기의 침체 속도는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지난해 4분기 우리 경제는 전년 동기 대비 –3.4%의 역성장으로 환란 이후 최악을 기록한데 이어 이번 1분기는 마이너스 폭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성장 목표도 지난해 말 3%에서 올해 초 -2%로 급락한 상태다. 이 때문에 현재의 불안상황이 본격화될 경우 단기적인 충격 강도에서는 1차 위기 때보다 적을 수 있어도 회복하는 데는 훨씬 더 많은 걸릴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윤덕룡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거시금융실장은 “지금은 금융만의 문제가 아니라 실물이 다시 금융을 악화시키는 상황이다”며 “수출을 최대한 늘릴 방안을 마련하고 내수부양책도 강도 높게 추진하는 등 실물경제 회복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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