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밤부터 22일 낮까지 40시간 동안 진행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의 방중은 상징성 짙은 말들의 성찬이었다.
먼저 고사성어 ‘同舟共濟’(동주공제ㆍ원수라도 한 배를 타면 협력한다)가 미중관계의 상징 용어로 떠올랐다. 21일 클린턴 장관을 만난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금융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각국이 동주공제해야 한다는 당신의 말에 감명받았다”고 말했다.
클린턴 장관은 아시아 순방 직전 이 용어로 미중 협력 필요성을 역설했다. 원 총리는 “이 말은 고대 국가 오(吳), 월(越) 사이의 고사에서 비롯돼 손자병법에 수록된 말”이라고 설명했다.
클린턴 장관의 가장 인상적인 발언은 베이징 타이양궁(太陽宮) 가스발전소에서 나왔다. 미 GE사가 시공한 이 발전소는 석탄발전소보다 2배 이상의 효율을 자랑한다.
클린턴 장관은 “우리는 중국이 성장하고 인민들에게 높은 생활수준을 보장하기를 바라지만 중국이 우리가 한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를 희망한다”며 탄소 가스 배출 저감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이어‘목이 타기 전에 일찍 우물을 파야 한다(勿臨渴掘井)’는 중국 속담도 인용했다.
앞서 클린턴 장관은 1998년 남편 빌 클린턴 당시 미 대통령과 함께 묵었던 댜오위타이(釣魚臺) 8호각에서 미중 외무장관 회담을 진행하면서 감회에 젖었고, 다이빙궈(戴秉國) 외교 담당 국무위원으부터는 “TV에서 보던 것보다 장관이 훨씬 아름답고 젊어보인다”는 덕담을 건네 받고 함박 웃음을 지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클린턴 장관의 방중 기간에 민주화를 촉구하는 인사들이 가택 연금 등을 당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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