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할머니에게 대학강단에 설 기회를 주시다니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욕심은 냈지만 이렇게 현실이 되고 보니 감개가 무량합니다.”
20일 울산대 정책대학원에서 최고령으로 사회복지사 석사 학위를 받은 송순동(조양통상 대표ㆍ여)씨는 연방 함박웃음을 지었지만 눈가엔 작은 이슬이 맺혔다.
올해 고희(70세)를 맞은 그는 다음달부터 경남 창신대의 평생교육원 울산분원에서 사회복지학과 외래강사로 강단에 선다. 환갑인 60세에 고입 검정고시 준비로 공부를 시작한 지 10년 만이다. 그는 다리가 불편한 3급 장애인이다. 송 할머니는 19일 오후 창신대로부터 “연륜을 높이 사 강사로 모시고 싶다”는 요청을 받고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그는 63세에 울산과학대 컴퓨터정보학부에 입학하면서 “70세에는 꼭 대학 강단에 서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세웠고 이는 정확히 이뤄졌다.
어려운 가정사정으로 13세 때 책을 덮었던 송 할머니는 평생 공부가 한(恨)이었다. 어린시절 부모로부터 “머리는 좋은데 돈이 없어 학교를 못 보내 한스럽다”는 소리를 종종 들었다. 환갑이 되던 1999년 8월 고입 검정고시에 합격했고, 2년 뒤인 2001년 8월 대입 검정고시에도 합격해 2002년 3월 꿈에 그리던 대학에 입학했다. 울산과학대 컴퓨터 정보학부에 들어갔지만 전문용어가 많아 손자 나이의 동기들과 보조를 맞추기엔 너무 벅찼다.
“하루 4시간만 자며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나이 들어 잠이 적어진 게 큰 도움이 됐어요. 4년만에 컴퓨터정보처리 학사 학위를 받았을 때는 세상을 다 가진 듯 했지요.”
송 할머니는 여기서 중단하지 않았다. 학사 학위를 받자마자 2006년 2월 울산대 정책대학원 사회복지학 전공에 입학, 3년 만인 이날 마침내 석사 학위를 따냈다. 이러한 열정은 그에게 대학 강사라는 값진 선물을 안겨줬다. 송 할머니는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정진하면 반드시 꿈을 이룰 수 있다는 말을 첫 수업에 학생들에게 꼭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송 할머니는 두 아들을 두고 있으며, 큰 아들은 원광디지털대 전통공예예술학과 학과장을 맡고 있는 김동원(45) 교수다.
울산=목상균 기자 sgm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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