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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초대석-Book cafe] 칼럼집 '더 먹고 싶을 때 그만두거라'의 저자 김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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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초대석-Book cafe] 칼럼집 '더 먹고 싶을 때 그만두거라'의 저자 김성훈

입력
2009.02.23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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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워낭소리’ 보면 할머니가 ‘소 팔아, 팔아!’하고 할아버지를 다그치잖아요. 그게 현대인의 목소리라면, 고집스레 꼴을 베는 할아버지는 우리 농촌의 모습일 거에요.”

김성훈(70) 상지대 총장이 2000년 농림부 장관 퇴임 이후 쓴 글들이 칼럼집 <더 먹고 싶을 때 그만두거라> (한국농어민신문 발행)로 묶여 나왔다. 학자, 시민운동가, 관료로 여러 자리를 거쳐 온 김 총장이지만, 이 책은 ‘영원한 농민의 동반자’로 살아 온 그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글로 빼곡하다. 그리고 환경과 생명의 가치를 무시하고 성장만 부르짖는 세상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담겨 있다.

“우리 나라는 농업을 경제 발전의 걸림돌로 여기는 경향이 있어요. 그러나 선진국일수록 농업이 가진 다양한 공익적 가치에 주목합니다. 미국은 농업이 GDP의 2%밖에 차지하지 않지만, 강력한 보호주의 정책을 취합니다. 유럽의 경우 농업은 아예 신성불가침의 영역이에요. 생명의 순환 체계를 유지하고 환경과 전통문화를 지키는 데 농업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기 때문이죠.”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동 등과 관련한 최근의 글은 어쩔 수 없이 현 정부의 이른바 ‘저탄소 녹색성장’과 부딪쳐 파열음을 낸다. “녹색성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생명에 대한 철학입니다. 그것이 없다면 무늬만 녹색성장에 머무르고 말아요. 유기농업, 생태주의를 향한 근본적 전환 없이 토건주의적 성장만 추구한다면, ‘녹색 색맹’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김 총장은 그러나 “자본주의를 배제한 생태주의 추구가 아니라, 경제와 환경이 조화를 이루는 ‘리얼리스트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표제작의 제목 ‘더 먹고 싶을 때 그만두거라’는, 6ㆍ25전쟁 직후 원조물자로 만든 음식을 허겁지겁 먹어 치우는 그에게 어머니가 늘 하던 얘기다. 그는 “더 먹고 싶을 때 그만두지 못하는 것은 밥상 앞의 일만 아니라 경제도, 산업도 마찬가지고, 무슨 감투를 하나 쓰게 될 때도 똑같다”며 “‘더 먹고 싶을 때 그만두거라’라는 말이 더불어 고루 잘 사는 사회를 위한 주술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상호 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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