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딜런
사람은 얼마나 많은 길을 가야
사람이라고 불릴까?
얼마나 많은 바다를 하얀 비둘기는 날아가야
모래 속에서 잠들 수 있을까?
얼마나 수없이 폭탄이 날아가야
폭탄은 영원히 금지될 수 있을까?
친구여, 대답은 바람과 함께 흩날리네
답은 바람 속에 날려가네
얼마나 오랜 세월을 산은 존재해야
바다로 씻겨 갈 수 있을까?
얼마나 많은 세월을 살아야
어떤 사람들은 자유로와질 수 있을까?
얼마나 자주 고개를 돌려야
그런 건 보지 않았노라 할 수 있을까?
친구여, 대답은 바람과 함께 흩날리네
답은 바람 속에 날려가네
얼마나 자주 올려다 봐야
사람들은 하늘을 볼까?
얼마나 많은 귀를 가지고 있어야
사람들이 우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을까?
얼마나 많은 이들이 죽어나가야
너무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을까?
친구여, 대답은 바람과 함께 흩날리네
답은 바람 속에 날려가네
밥 딜런이 이 노래를 만든 것은 1962년이니 벌써 오랜 세월이 흘렀다. 하지만 모든 좋은 텍스트들이 그런 것처럼 이 노래는 지금까지 유효하고 앞으로도 오랜 세월 동안 유효할 것이다. '시로 여는 아침'에 왠 팝송 가사를? 이라고 물으시는 분들에게 몇 년 전 밥 딜런은 노벨문학상 후보로 추천된 적이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드리고 싶다. 미국 비트 세대의 대표적 시인으로 '울부짖음'이라는 장편시로 유명한 앨런 긴즈버그와 영문학자 고돈 볼이 주도한 캠페인을 통해서였다고 한다.
다시 한번 60년대를 상기해 보면 그 시대는 냉전시대였다. 미국에서는 젊은 대통령 케네디가 당선되었고 세계 3차대전으로 발전하지 않을까 우려되던 쿠바사태에다 케네디 암살, 인종문제, 시민권리운동, 베트남전쟁 등등 몇몇 정치적인 사태만 열거해 보아도 지금과 그때가 그리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우리는 쉽게 알게 된다. 얼마나 많은 세월 동안, 얼마나 많은 것들을 우리는 겪어야 이 노래가사 속에 든 진실들 앞에서 고개를 숙이게 될까? 그 답은 정말 바람 속에 날려간 것일까?
허수경ㆍ시인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