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의 호된 공습이 시작됐다.
20일 발생한 올해 첫 황사로 수도권과 충청권, 강원 영서 지역에 황사 경보가 발령되고 강원 영동과 남부 지방에 황사주의보가 발효되는 등 전국 대부분 지역이 고농도 미세먼지의 영향권에 들었다. 2월에 황사특보가 발령된 것은 2002년 황사특보제가 시행된 이후 처음이다.
미세먼지 농도 300㎍/㎥에 머물렀던 2월 첫 황사의 농도가 올해 1,000㎍/㎥ 이상으로 치솟은 것은 중국 네이멍구와 만주, 몽골 사막지대 등 황사 발원지역의 극심한 가뭄 때문. 이로 인해 생긴 많은 양의 먼지가 강한 저기압에 의해 상공으로 솟구친 뒤 겨울 북서풍을 타고 우리나라로 건너왔다는 분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최근 비가 내린 중국 화중 지방과 달리, 네이멍구ㆍ만주 등 화북 지방엔 고온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어 올 봄에도 강한 황사가 자주 발생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날 새벽 백령도에서 관측되기 시작한 황사는 남동쪽으로 진행하며 전국으로 확대됐다. 오전 9시 서해 5도를 시작으로 오후 1시50분까지 수도권, 강원 영서, 충청권 순으로 황사경보가 발령됐다.
지역별 최고 미세먼지 농도는 서울 883㎍/㎥, 강화 1,083㎍/㎥, 수원 784㎍/㎥, 춘천 840㎍/㎥, 천안 844㎍/㎥, 전주 498㎍/㎥, 대구 239㎍/㎥ 등이다. 황사주의보는 시간당 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400~800㎍/㎥일 때, 황사경보는 800㎍/㎥ 이상일 때 각각 발령된다.
이날 발효됐던 황사특보는 황사가 강한 북서풍을 타고 동해로 빠져나가면서 이날 오후 서해5도와 수도권부터 점차 해제됐다. 기상청은 “남부지방은 21일 오전까지 황사가 옅게 나타나는 곳이 있겠지만 야외활동에 별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른 아침부터 황사가 찾아들면서 거리엔 마스크와 모자를 착용한 시민들이 많았다. 서울에 거주하는 한 주부는 “오전에 20개월 된 아기를 데리고 외출하려다가 황사경보가 발령된다는 소식에 계획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일부 상점들은 밖에 진열해둔 상품을 거둬들였고, 정류장 대신 인근 건물 안에서 황사를 피하며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서울 광진구의 한 계란빵 노점상은 “가뜩이나 장사가 안 되는데 벌써부터 황사가 나타나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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