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19일 한국 방문길에서 "미국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후계 문제를 둘러싸고 북한이 위기에 봉착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아시아 지역을 순방중인 클린턴 장관은 인도네시아에서 한국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현재 북한 지도부 상황이 불투명하다"면서 "미국 정부는 북한 지도체제가 변화할 경우 북한과 인근 국가 사이에 긴장이 고조될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클린턴 장관의 발언은 미국 고위직으로서는 처음으로 지난해 김 위원장 와병설 제기 이후 북한에서 후계자 선정작업이 벌어지고 있다고 공식 인정한 것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클린턴 장관은 특히 "북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고, 어떤 후계 구도가 형성될 것인지 등의 불확실성 크기 때문에 한국에게는 특별히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면서 "북한의 후계자 선정과정이 평화적으로 진행되더라도 혼란기의 내부 단속용으로 대외적으로 강경한 태도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한국에 이어 중국을 방문할 클린턴 장관은 "현재 교착상황에 빠져있는 6자회담을 진전시키고, 북한을 비핵화로 이끌 효과적 전략에 대한 한국과 중국 당국자의 생각을 경청할 것"이라고 방한의 주요 목적을 내비쳤다.
로이터통신도 클린턴 장관이 "김 위원장 후계구도의 불확실성이 북한 비핵화 협상 진전을 더디기 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감안해 새로운 북한 핵 문제 접근 전략을 신속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클린턴 장관은 20일 서울 용산 주한미군 기지 및 한미연합사령부를 방문한 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한ㆍ미 외교장관회담을 갖는다. 이어 대통령 예방 및 오찬, 국무총리 예방 등의 일정을 소화하고 이날 저녁에 다음 행선지인 중국으로 떠난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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