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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 추모/ 명동성당·용인묘소 등 전국서 추도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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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 추모/ 명동성당·용인묘소 등 전국서 추도미사

입력
2009.02.23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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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수환 추기경의 명복을 비는 추도미사가 22일 서울 명동성당과 용인 묘소, 전국 1,800여 개 성당에서 일제히 열렸다.

명동성당에서는 교황 특사인 정진석 추기경 집전으로 대성전과 마당, 부속건물 등에서 한승수 국무총리 등 2,800여명, 용인 천주교 성직자 묘역의 김 추기경 묘소에서는 염수정 서울대교구 총대리 주교의 집전으로 2,500여명의 신자와 일반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추도미사가 봉헌됐다.

정 추기경은 명동성당 미사에서 강론을 통해 "김 추기경은 인간의 마음 속에 있는 사랑과 나눔의 고귀한 정신을 일깨워줬다"며 "이념과 계층, 세대를 넘어 끝없이 이어진 추모행렬을 통해 우리가 얼마나 사랑과 겸손에 목말라 하고 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추도미사는 가톨릭 성가 '이 세상 덧없이'를 부르며 시작해 성경의 욥기와 코린토 1서, 요한복음 등을 읽으며 주일 예식순서에 따라 진행됐다. 영성체 예식 뒤에는 김 추기경이 "고통을 통해 당신께 더 가까이 이끄시기에 아픈 것도 함께 주신 하느님께 감사한다. 신부 된 것이 제일 잘한 일"이라고 말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도 새로 공개됐다.

용인 묘소에서 열린 추도미사 참석자들은 미사가 시작되기 전 30여분 동안 위령 기도인 '연도'를 바쳤다. 성찬전례 도중 주례자의 '평화의 인사를 나눕시다'라는 말에 참석자들은 서로를 껴안으며 김 추기경의 '고맙습니다. 사랑하세요'라는 마지막 메시지를 가슴에 품었다.

제대 옆에 마련된 천막에 있던 유족들은 아직 추기경과 작별할 준비가 안 된듯 눈물을 훔치는 이들이 많았다. 김시몬(48)씨는 "할아버지뻘인 추기경께서 집에 오실 때마다 두 다리가 불편한 나를 항상 마음아파 하시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어려운 사람 도와라. 가족간 우애 있게 지내라'는 말씀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 추기경은 이날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감사 메시지'를 발표하고 "여러분의 애도와 사랑에 대해 한국 천주교회를 대신하여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김 추기경이 남긴 사랑과 나눔의 메시지를 잘 새겨 가톨릭 교회가 평화와 사랑이 흘러넘치는 사회를 만드는데 작은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남경욱 기자 kwnam@hk.co.kr

장재용 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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