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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금고 연 스위스 은행/ UBS, 美국세청 등에 고객정보 공개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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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금고 연 스위스 은행/ UBS, 美국세청 등에 고객정보 공개키로

입력
2009.02.22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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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은행의 비밀 유지 전통이 깨졌다. 스위스 최대은행 UBS가 비밀로 유지해온 고객 정보를 미국 정부에 건네기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이 19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외국의 부호를 고객으로 확보해 막대한 이익을 남긴 스위스, 리히텐슈타인 등 일부 은행의 영업 관행에 일대 변화가 예상된다.

WSJ는 “UBS가 미국 국적 고객 1만9,000여명의 신상 정보를 미국 국세청과 검찰에 제공하고 벌금 7억8,000만달러(약 1조원)를 납부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사법당국은 신상 정보를 받는 대신 UBS에 대한 기소를 취하할 예정이다.

AP통신은 “UBS가 1990년대 후반 미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고객이 미국 금융기관에 갖고 있던 계좌를 자사 계좌로 옮기도록 했다”며 “이 과정에서 고객에게 ‘계좌를 옮기면 비밀 보장이 되기 때문에 소득세를 피할 수 있다’고 유도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미국 고객들은 UBS로 돈을 옮겨 미국 정부의 각종 세금을 피할 수 있었다. UBS 경영진은 암호화한 은행 전산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비밀 유지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사용했다.

WSJ은 “UBS가 1999년부터 2008년까지 이런 방법으로 해외 고객을 유치해 200억달러의 자산을 확보하고 해마다 1억4,000만달러의 수익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피터 크루어 UBS 최고경영자(CEO)는 “부적절한 행동에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사실 일부 유럽 은행의 이 같은 고객 유치 방법은 그 동안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유럽이 유럽연합(EU)으로 통합되면서 금융 투명성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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