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주민들이 전통 신년축제 거부운동을 전개하자 중국 정부가 티베트 주요 도시에 경찰을 증파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20일에는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미ㆍ중 관계의 돌발 변수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 정부가 최근 시짱(西藏ㆍ티베트) 자치구 라싸(拉薩), 간쑤(甘肅)성 샤허(夏河), 구이저우(貴州)성 퉁런(銅仁), 쓰촨(四川)성 리탕(理塘) 등 티베트인이 많이 사는 주요 도시 4곳에 경찰 등 보안병력을 증파했다고 뉴욕타임스(NYT)와 BBC가 19일 현지 주민과 여행객의 증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25일 티베트 전통 신년축제 ‘로싸’의 개막을 앞두고 이들 도시에서는 지난해 3월 일어난 티베트 봉기 희생자를 추모하자며 축제 거부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다음달 10일은 달라이 라마 망명의 계기가 된 티베트 봉기 50주년이어서 중국 정부는 이 지역의 움직임에 특히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5일에는 리탕에서 한 티베트 승려가 “달라이 라마 지지”와 “로싸축제 거부”를 외치며 일인시위를 했다. 다음 날에는 티베트인 수백명이 동조시위를 하다 20여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중국 정부는 17일 리탕 도심의 상가를 봉쇄하고 보안병력을 증파하는 등 경비를 강화했다. NYT는 중국 정부가 라싸를 비롯, 티베트 지역에 외국 기자의 접근을 막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클린턴 장관은 중국 방문에 앞서 “중국 정부는 티베트인들에게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라”고 촉구해 미ㆍ중 관계에도 미묘한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고 NYT는 보도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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