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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청춘, 18대1' 배우 이진희 "부상으로 못 다한 초연 아쉬움, 재공연서 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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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청춘, 18대1' 배우 이진희 "부상으로 못 다한 초연 아쉬움, 재공연서 만회"

입력
2009.02.19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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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었죠. 기억력이 나빠 작년 공연 개막일이 언제였는지도 잊었는데, 다친 그날만은 또렷이 기억한다니까요. 8월 7일이었어요."

지난해 여름 두산아트센터의 기획 공연으로 스페이스111 소극장에서 초연된 연극 '청춘, 18대1' 출연 배우 이진희(26)씨는 24일부터 3월 15일까지 같은 무대에서 있을 재공연을 앞두고 심적 부담이 크다고 했다.

부부 예술가 서재형(연출) 한아름(극작) 콤비의 연극인 '청춘, 18대1'은 1945년 광복 한 달 전 항일독립운동에 우연히 가담하게 되지만 사랑과 우정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내거는 젊은이들의 이야기이다. 많은 대사를 일본어로 처리하고 왈츠, 차차차 등 사교댄스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등 감각적 표현이 돋보였던 작품이다.

도쿄 시장 암살 계획을 세우는 조선인 김건우를 사랑하는 일본 여인 나츠카 역의 이씨 등 젊은 배우들의 땀과 에너지는 관객의 호응으로 이어졌지만 지난해 초연은 이씨의 발등골절로 조기에 막을 내렸다. 예정보다 3주나 일찍, 그것도 객석이 한창 뜨겁게 달아오른 시점이었다.

"첫 장면을 연습하다 살짝 넘어졌는데, 발등뼈가 부러진 거예요. 연출 선생님께 나츠카의 설정을 장애인으로 바꿔 계속 무대에 서면 안 되겠냐고 졸라보기도 했지만 '너, 연극 60대까지 해야 하지 않니' 하시더군요. 유난히 컨디션도 좋은 날이었는데…."

그렇게 못 다한 3주의 공연을 위해 다시 마련된 이번 무대. 제작진도 출연진도, 공연장도 달라지지 않았지만 이씨의 각오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앞으로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일할 기회가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팀워크가 좋았던 공연이어서, 연습실 기운이 조금이라도 처지는 날엔 고개를 못 들겠어요. 잘 넘어지고 덜렁거리는 편이지만 저 때문에 고생한다는 소린 듣지 않으려고 무대는 물론, 화장실 문턱까지 매사를 꼼꼼히 살피고 있죠."

2004년 연희단거리패 '어머니'의 어린 일순 역으로 데뷔한 이씨는 뜻하지 않게 부상으로 지난해 휴식기를 갖기 전까지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 '맨드라미꽃' '멜로드라마' '신의 아그네스' '줄리에게 박수를' 등에 출연하며 쉴 틈 없이 바삐 달려 왔다.

아버지의 전근으로 우연찮게 인문계 고교에서 계원예고로 전학하면서 시작한 연기. 그저 길이 놓여지는 대로 걸어왔을 뿐이라지만 또래 배우들과 비교해 뛰어난 연기력을 인정 받고 있는 까닭일 터다.

"평소엔 참 허술한데 제가 신경 쓰는 한 가지는 완벽하게 하려는 성격이긴 해요. 공연이 있을 때 그 한 가지는 당연히 연기죠."

이씨는 "관객이 혹시 내 다리에만 집중하지 않을까, 하는 기우가 들 정도로 마음의 짐이 크다"면서도 "배우들이 온 열정을 쏟아 붓는 연극이니 관객은 그 기운만 받아 가도 감동적일 것"이라는 자랑을 잊지 않았다. "배우로서 저도 어디서 이런 공연을 경험할 수 있을까 싶어요. 제목 그대로 청춘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뜨거운 연극이니까요."

공연 문의 (02)708-5001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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