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국회 대정부질문(교육ㆍ사회ㆍ문화 분야)은 뜬금없는 '쿠데타' 공방으로 요란을 떨었다.
첫 번째 질문자로 나선 민주당 천정배 의원이 포문을 열었다. 천 의원은 "지난 1년 간 국민은 권력의 공포에 떨면서 세금 의무만 잔뜩 짊어진 종 신세와 다름없었다"며 "이명박 정부는 국민주권을 짓밟고 공안ㆍ치안, 경제, 언론, 교육, 노동, 생태환경, 역사의 7가지 쿠데타를 자행했다"고 목청을 높였다.
천 의원은 또 "법을 가지고 놀고 법 위에 군림하는 순간 권력은 독재로 전락하는 것"이라며 "이명박 정권이 말하는 법치주의는 두꺼운 가면 뒤에 숨어서 장기집권, 영구집권을 노리는 소수 기득권층의 권력 논리라는 것을 양식 있는 국민이라면 다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천 의원은 이어 "용산 철거민 진압 참사는 이명박 정부가 자행한 죽음의 통치, 공포의 정치, 패륜의 정치의 산물"이라며 "청와대가 강호순 살인 사건을 용산 참사로 덮기 위해 활용하라고 이메일로 지시한 사건은 죽음으로 죽음을 덮고자 한 패륜 메일 게이트로 규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다음 질문자로 나선 한나라당 김효재 의원은 "다음 발언을 대기하느라고 앞에서 기다리던 있었는데 정말 화장실에 가서 귀를 씻고 오고 싶은 심정이었다"며 "온통 쿠데타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이명박 대통령에게 표를 던진 국민들이 쿠데타 세력이라는 말이냐"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또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과거 "그 놈의 헌법"이라고 언급했던 것을 거론하며 "당시 법무부 장관을 지낸 천정배 의원은 뭘 하고 있었느냐"고 꼬집었다
두 의원의 발언이 끝나자 자리에 앉아 있던 여야 의원들 사이에서는 한동안 고성과 막말이 오가며 소란이 계속됐다. 이에 김형오 국회의장이 제지에 나섰지만 얼굴을 붉힌 의원들은 막무가내였다. 이에 김 의장은 "의석에서 큰 소리치는 사람은 다음 회기 때 얼굴이 잘 안보이더라"며 뼈 있는 농담을 던졌고, 머쓱해진 의원들은 이내 조용해졌다.
한편 대정부질문 마지막 날인 이날 오후 일정은 정족수 부족으로 20여분이 지나 겨우 속개돼 눈총을 샀다. 재적의원 295명 가운데 끝까지 자리를 지킨 의원은 60명을 밑돌았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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