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 LCD TV 시장에선 새로운 역사가 쓰여질 것이다.”
LG전자 LCD 사업부 권희원(55) 부사장은 18일 “글로벌 경기 불황이 LG전자에겐 또 다른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라며 이 같이 강조했다. 불황이 가져 다 준 기회를 틈타, 세계 LCD TV 시장에서 이정표를 세워 보겠다는 야심이다.
판도 변화를 꿈꾸며 권 부사장이 내세운 목표치는 ‘판매량 연간 1,800만대와 점유율 15% 달성’.
판매량의 경우, LG전자가 지난해 기록한 1,200만대에 비해 무려 50% 가량이나 높아진 수치다. 공격 경영을 앞세워 일본의 소니를 제치고 세계 LCD TV 시장에서 확고한 2위로 올라서겠다는 포부다. 지난해 당초 목표였던 2,000만대에 못 미치는 1,500만대의 판매고를 올린 소니는 연초 올해 판매 목표치를 1,700만대로 제시한 바 있다.
“지난해부터 이미 세계 시장의 변화를 예측해 왔습니다. 시장에서 위험요소가 어디에 있고, 현재의 경기 불황을 우리가 어떻게 기회로 활용할 것인가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해 왔어요. 고객의 숨은 욕구를 찾아내 제품에 반영하는 ‘인사이트’ 전략이 바로 그것입니다.”
권 부사장의 설명을 뒷받침이라도 하듯,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에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거뒀다. LCD TV 사업 분야에서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 판매량은 전분기 대비 46%나 급증한 370만대를 기록했으며 같은 기간 매출 역시 44%나 늘었다. 특히 경기 침체 여파로 얼어 붙은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각각 20~30%에 달하는 판매량 증가세를 보여 업계를 놀라게 했다.
LG전자가 올해 불황을 성장의 기회로 바꿔 세계 2위에 등극하기 위해 뽑아 든 카드는 최근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소형 LCD TV 시장 공략. 권 부사장은 “미국의 코스트코와 같은 대형 유통 채널에 신규로 제품을 공급해 판매량을 늘려 나갈 것”이라며 “공급망관리(SCM)도 강화시켜 효율적인 재고 관리는 물론 시장의 수요에도 기민하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불황기에 자칫 위축되기 쉬운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도 적극 나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3D 디스플레이, 터치스크린 등의 신기술 분야 투자도 확대할 방침이다. 또한 LG디스플레이와의 공동 연구 개발 등 유기적인 파트터십 강화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아울러 올 한해 세계 LCD TV 시장을 이끌어 갈 트렌드로 지목 받고 있는 ‘초슬림ㆍ 고화질ㆍ친환경’에 초점이 맞춰진 전략 상품들도 대거 출시할 예정이다. 세계 최소 두께(24.8㎜) 직하 방식의 LED LCD TV를 비롯해 화질 손상을 줄인 초고화질(풀HD) 무선 전송 LCD TV와 최대 80% 전력 절감 효과를 지닌 친환경 TV 등으로 경쟁 업체와의 격차를 벌려 나간다는 복안이다.
권 부사장은 “기회가 찾아왔을 때, 차별화 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업체만이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며 “올해를 선두 도약의 원년으로 삼아, 진정한 의미에서의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 매김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상순 기자 s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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