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때 인위적으로 끊긴 창경궁과 종묘가 78년 만에 녹지축으로 다시 연결된다.
서울시는 1931년 일제가 민족혼 말살정책의 하나로 창경궁과 종묘를 단절시키기 위해 연장 개설한 율곡로를 지하화하고 그 위에 녹지축을 조성하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세계문화유산인 종묘와 창경궁 사이 녹지축은 새롭게 조성되는 세운공원과 청계천 수변공간, 인사동의 전통문화자원과 연결된다.
율곡로는 조선왕조 당시 경복궁과 창덕궁을 잇던 길이다. 동십자각에서 창덕궁 돈화문까지만 뻗어 있었으나 임금이 사는 궁궐과 역대 임금과 왕비 위패를 모신 종묘를 갈라 놓기 위해 일제가 도로를 연장했다. 현재 창경궁과 종묘는 폭 5m 의 육교로 연결돼 있다.
이번 결정에 따라 녹지로 조성되는 곳은 율곡로 중 창덕궁 돈화문에서 원남동 사거리에 이르는 600m 구간이다.
시는 이 구간을 지하화하면서 도로 폭을 왕복 4차로에서 6차로로 확장해 병목 현상을 해소하기로 했다. 이 구간이 넓혀지면 사직로→의주로→퇴계로→흥인문로→율곡로로 이어지는 도심순환축 교통흐름이 한결 개선될 것으로 시는 전망했다.
또 이번 공사가 도심재창조 프로젝트의 하나인 세운녹지축 사업(창경궁~종묘~세운녹지축~퇴계로~남산)의 시발점이 돼 나머지 구간 녹지축 연결이 본격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총 481억원을 투입되는 율곡로 녹지 연결사업은 이 달부터 설계작업을 벌여 10월에 착공해 2011년 완공될 예정이다.
특히 공사구간에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는 문화재 복원과 관련해서는 설계 과정부터 문화재청과 긴밀히 협의하기로 했다.
김상범 도시교통본부장은 "600년 역사문화도시 서울의 이미지를 더욱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태무 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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