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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규 본엔젤스 사장 "벤처 투자, 10%만 성공해도 의미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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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규 본엔젤스 사장 "벤처 투자, 10%만 성공해도 의미있죠"

입력
2009.02.19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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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울수록 벤처업체에 대한 투자가 필요합니다. 그래야 큰 기업과 작은 기업이 공존하는 벤처 생태계가 조성됩니다.”

벤처투자업체인 본엔젤스를 이끌고 있는 장병규(36ㆍ사진) 사장은 요즘 같은 경기 침체기일수록 벤처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큰 기업이 시장을 독주하는 것보다 작은 기업들이 경쟁하며 발전해야 기술 및 서비스 발전이 이뤄진다고 보기 때문이다.

실제로 장 사장은 다양한 기업을 창업하며 이를 몸소 경험했다. 그의 창업은 늘 화제가 됐다. 그는 한국과학기술원에서 전산학 박사 과정을 밟던 중 1997년에 인터넷 기업 네오위즈를 공동 창업했다. 그의 나이 23세 때였다.

네오위즈 시절 인터넷 접속 프로그램 ‘원클릭’, 커뮤니티 서비스 ‘세이클럽’ 등을 선보여 주목을 받았던 그는 2005년에 돌연 인터넷 검색업체 첫눈을 설립하며 독립했다. 당시 시험 공개했던 검색 서비스 첫눈은 구글에 비교될 만큼 기술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 바람에 국내 최대 검색업체인 NHN이 2006년에 첫눈을 350억원에 인수했고, 국내에서 첫눈은 사라졌다. “첫눈 매각은 불가피한 일이었지만 벤처 생태계 차원에서는 NHN의 독주를 강화시켰기 때문에 마이너스였습니다.”

그래서 장 사장은 이 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고자 지난해 게임개발업체 블루홀 스튜디오와 본엔젤스를 설립했다. 블루홀 스튜디오 설립 당시에는 온라인 게임업체 엔씨소프트의 핵심 개발인력 일부가 합류해 화제가 됐다.

본엔젤스는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8, 9개의 벤처 기업에 투자했다. 그의 투자에는 원칙이 있다. 우선 경영인의 사업 의지를 본다. “사업은 끝까지 해내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필요합니다. 제가 사업을 해봤기 때문에 대화를 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또 사업 아이템과 비전, 시장 규모 등을 본다. 시장 규모는 특히 중요하다. “사업가와 달리 투자가는 나중에 잘됐을 때 얼마를 회수할 수 있을 지를 생각합니다. 이 경우 시장의 크기가 중요합니다.”

따라서 그는 “내년부터 돈 벌 수 있다”는 말보다는 “이런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아이템에 더 관심을 갖는다. 그만큼 시장의 크기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당연히 국내보다는 세계 시장을 겨냥한 사업 아이템이 투자 우선 순위에 오른다. 이를 반영하듯 그의 명함에는 한국어, 영어, 한자가 함께 적혀 있다. 또 회사 주소 대신 홈페이지 주소가 적혀 있다. 그는 자신의 명함을 소위 ‘글로벌 명함’이라고 부른다.

장 사장은 지금까지 투자한 기업들이 어디인 지 밝히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현재가 아니라 미래이기 때문이다. 이미 망한 곳도 있지만 10개 가운데 1, 2개만 성공해도 투자의 의미가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그의 벤처 투자는 멈추지 않는다. “최소한 7~8년을 기다려야만 성과를 말할 수 있을 겁니다. 투자 규모와 계획을 정하지 않은 채 앞으로도 벤처 투자를 계속할 생각입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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