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의 전남대 명예 철학박사 학위 수여가 학생들의 반대에 부딪혀 또 다시 무산됐다. 2007년 철학과 교수들의 반대로 취소된 데 이어 두 번째다.
전남대는 18일 오후 3시 교내 국제회의동 용봉홀에서 정 최고위원에 대한 명예 철학박사 학위 수여식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학생들의 반발과 정 최고위원 측의 연기 요청으로 무기 연기했다.
총학생회와 철학과 재학생, 신입생 등 1,000여 명은 이날 오후 1시30분께부터 행사장소인 국제회의동과 대학본부 건물 앞에서 '정몽준 명예 철학박사 학위는 우리의 불명예다' 등의 플래카드 등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박사 학위수여 반대 시위를 했다.
정 최고위원은 학생들의 시위로 행사장 출입이 막히자 대학 관계자들과 함께 동구 학동 의과대학으로 장소를 옮긴 뒤 학위를 받으려 했으나 학생들의 반발을 의식해 학위 수여를 고사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학위 수여식이 취소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다음에 여건이 되면 (학위를) 다시 받겠다"며 "한참 혈기 왕성한 학생들이라 그럴 수도 있어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성명을 내고 "'5ㆍ18 민주화운동을 이끌었던 전남대가 한나라당 최고위원에게 명예박사학위를 준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는 성명을 봤다"며 "이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전남대는 2007년에도 당시 무소속이던 정 최고위원에게 남북관계 개선과 사회복지사업 참여, 스포츠 문화발전을 통한 세계 평화증진에 기여한 점 등을 높이 평가해 명예 철학박사 학위를 주기로 했으나 철학과 교수와 학생들의 반대로 무산됐었다.
광주=김종구 기자 sor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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