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 주(株)를 경계하라. 최근 주식 시장이 작전 세력이 활개치기 좋은 상황인데다, 실제 특별한 이유 없이 주가가 급등락하는 종목들이 늘면서 작전 주 경고등이 켜졌다.
작전의 싹이 크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이 바로 '작전이 싹을 틔울 시기'라고 입을 모은다. 우선 주식 시장이 방향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상승과 하락의 추세를 타지 못하고 두 달 가까이 박스권(코스피 지수 1,150~1,210)에서 오락가락 하고 있다.
최근 주가가 정부 정책 등 각종 테마에 따라 춤추는 점도 작전을 펼치기에 더 없이 좋은 토양이다. 정의석 굿모닝신한증권 투자분석부장은 "그간 정부가 새로운 정책과 새 성장 산업을 위한 비전을 제시할 때 물밑에서 작전이 일어나곤 했다"라며 "김대중 정부의 IT 관련 주, 노무현 정부의 바이오 관련 주 등이 한때 폭등했다 거품이 꺼졌다"고 했다.
실제 올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줄기세포 주(올해 평균 상승률 57.6%), 풍력 발전 부품 주, 초광대역융합망(UbcN) 수혜 주(29.2%) 등도 모두 정책 기대감으로 상승세를 타는 테마들이다.
지난 해 주가가 워낙 많이 빠진 상태라 적은 자금으로도 주가를 쉽게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도 작전을 용이하게 하고 있다. 이승조 새빛인베스트먼트 리서치센터장은 "대다수 투자자가 주식으로 큰 돈을 잃고, 취직도 사업도 어렵다"며 "대형 우량주로 장기 투자해서는 정상적으로 돈을 벌 수 없어 '한 방'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고 말했다.
욕심을 버리고 냉정을 찾아라
작전을 피하려면 우선 냉철한 시각을 가지고 차분히 접근해야 한다. 작전 세력은 보통 3번의 파동(역 V자를 반복)을 만든다. 개미들이 주가 상승을 보고 뛰어들 것을 기다렸다 이들이 뛰어들면 곧바로 주가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기 마련이다.
'21세기 최고의 작전 주'로 불리는 루보도 마찬가지. 2007년 작전 세력은 피라미드식 다단계 금융으로 1,500여 억원을 모은 뒤 1,000개가 넘는 차명 계좌를 동원해 고가 매수 주문, 통정 매매(회사 내부 정보를 특정인에게 알려 주식을 싸게 사거나 팔게 하는 일) 등으로 1,360원이던 주가를 5만1,400원까지 40배나 끌어 올렸다. 장 중에는 주가가 흔들리지만 종가는 작전 세력의 관리로 항상 올랐다. 해외 자원 개발, 신약 개발 등 다양한 이슈를 내놓으며 개미들이 손 쓸 새 없게 만들었다.
작전은 갈수록 치밀해 지고 있다. 이승조 센터장은 "대주주, 애널리스트, 펀드매니저 등 기존 세력 뿐만 아니라 해외 세력까지 가세하고 활동 무대도 싱가포르, 홍콩 등 옮겨가고 있다"며 "겉으로는 외국인 매수지만 실질적으로 국내 작전 세력의 일부인 경우도 많고 시스템 매매 등 첨단 기법도 동원된다"고 경고했다.
테마 주가 주도하는 시장은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커지기 마련이다. 자신 만의 투자 원칙을 세워 소신 있게 지켜나가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승조 센터장은 "자기 자산 중 15~20%만 가지고 시장 수익률보다 조금 높은 이익을 얻겠다는 소박한 목표를 가져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했다. 정의석 부장은 "실적이나 펀더멘탈의 뒷받침 없이 단순히 사는 세력(수급)이 있는 것만으로는 안전한 투자처가 아니다"고 조언했다.
▦작전 주에 대처하는 방법
1) 9번 성공해도 1번 실패하면 빈털터리
-작전은 다 망하고 나서 끝나기 마련. 눈덩이가 한 없이 커지다 결국 부숴져야 멈추는 것처럼 한 번 발을 디디면 빠져 나올 수 없다
2) 내 뜻과 관계 없는 장기 투자는 금물
-테마 주는 10% 손해가 나도 뒤 돌아보지 말고 빠져 나와라. 기초 체력이 받쳐주는 대형주는 장기 투자를 고려할 수 있지만 테마 주는 그렇지 않다
3) 주가가 고점에서 큰 음봉(종가가 시가보다 낮은 것)이 나오고 종가가 하한가이면 무조건 팔아라
-잘 올라가다 초대형 거래가 나오고 큰 음봉이 나오고, 그 음봉의 끝이 이동 평균선 아래로 내려오면 팔 때가 왔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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