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전국적으로 치러진 국가수준의 초ㆍ중ㆍ고교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초등학생 기초학력 미달자(학력부진아)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낮다고 교육과학기술부가 16일 발표했던 전북 임실 지역이 성적에 오류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임실교육청이 한 초등학교가 엉터리로 채점한 성적을 교과부와 전북도교육청에 보고했고, 교과부는 이를 그대로 믿은 채 "임실이 학력부진아 제로 학교"라고 발표한 것이다. 이는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공개 이후 교육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채점 오류, 성적 부풀리기 등 신뢰도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 첫번째 사례여서 파장이 예상된다.
임실교육청은 18일 "성수초교 6학년생의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5개 과목에서 2~6명씩의 미달 학생이 있었던 것으로 학교측이 뒤늦게 보고해 확인 결과, 사회 1명과 영어 1명 등 2명의 미달자가 최종 확인됐다"고 밝혔다.
강석곤 임실교육청 장학사는 "성수초교 평가 담당 교사가 교육청에 미달자가 단 한 명도 없다고 알려와 이를 교과부에 보고했으나, 얼마 안가 '채점을 잘못해 21명(중복 포함)의 미달자가 생겼다'고 정정해왔다"며 "하지만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어 교육청이 직접 현장 실사를 나가 채점해보니 2명의 미달자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임실교육청의 이 같은 발표도 의혹 투성이다. 동일한 채점기준표에 따라 채점한 것인데, 일선 학교와 교육청 채점 결과가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또다른 엉터리 채점이나 미달자 축소 의혹 등을 뒷받침한다는 지적이다. 공교육강화전북네트워크는 "교육청이나 해당 학교나 모두 '채점 사기극'을 벌이고 있다"며 "결국 성적을 조작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임실=최수학 기자 s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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