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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공사장 매몰 3명 사망·8명 부상… 人災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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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공사장 매몰 3명 사망·8명 부상… 人災가능성

입력
2009.02.19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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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 판교 택지개발지구 내 SK케미칼 신축공사 현장에서 15일 붕괴 사고가 발생, 근로자 3명이 숨지고 8명은 중경상을 입은 채 구조됐다.

지반 약화가 붕괴 원인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현장 근로자들 사이에서 며칠 전부터 붕괴 조짐이 있었다는 주장이 나옴에 따라 이번 사고도 안전관리 부실에 따른 인재(人災)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고는 이날 오전 8시 15분께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SK케미칼 연구소 터파기 공사현장에서 북쪽 도로변의 흙막이 H빔과 버팀목이 무너지면서 일어났다.

이로 인해 공사 현장 도로 끝부분 30m가 유실되고 도로와 인접해 지표면 높이로 깔린 상판(복공판)이 22m 아래 바닥으로 추락하면서, 상판 위에 설치된 현장사무소용 컨테이너 박스 7개도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 사고로 컨테이너 안에 있던 작업반장 유광상(58)씨, 전기기술자 이태희(36)씨, 경비원 노동규(66)씨가 추락해 숨졌다. 또 지하에서 작업 하던 이동길(60)씨 등 인부 7명이 길이 15m 폭 3m 높이 23m의 흙더미에 묻혔다가 출동한 119 등에 의해 구조됐다.

무너진 상판에서는 오전 8시 무렵까지 인부 37명이 조회를 마치고 맨손체조를 했던 것으로 확인돼 하마터면 더 큰 참사로 이어질 뻔했다.

사고 직전까지 상판 위에 있었던 인부 이모(45)씨는 "사고 전에 도로 쪽에서 물이 나오는 것을 봤다"며 "작업도구를 챙기고 현장으로 가려던 중 갑자기 무너졌다"고 말했다. 인부 김모(51)씨도 "사고 며칠 전부터 (붕괴된) 벽면에서 이상한 소리가 난다는 말이 돌았으며 사고 전에 벽에서 물이 새어 나왔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일단 최근 이상고온으로 언 땅이 녹고 13일 성남 지역에 35.5㎜의 많은 비가 내린 상황에서 무거운 공사차량이 지나다니면서 지반이 물러져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며칠 전부터 붕괴 조짐이 있었다는 주장이 나옴에 따라 안전관리 부실로 인한 사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공사 관계자를 소환하고 현장을 정밀 조사, 안전관리 부실이나 상수도관 누수 등이 확인될 경우 공사관계자를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소 시공사인 SK건설과 주변 도로 공사를 담당한 삼성물산은 사고 원인을 놓고 엇갈린 주장을 하고 있다. 박현근 SK건설 상무는 "12일 흙막이 벽(토류판)을 정밀 점검했으나 아무 이상이 없었다"며 "도로쪽 상수관에서 물이 새어 나와 무너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조현오 삼성물산 차장은 "도로변에서 물이 나온 것은 붕괴 사고 직후 소화전이 터지면서 발생한 것"이라며 "상수관 누수로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은 터무니 없는 주장"이라고 맞섰다.

SK케미칼 연구소는 판교 테크노밸리 D-1-4 블록 6,230㎡ 터에 지하 5층, 지상 8∼9층의 2개 건물이 들어설 계획으로 지난해 9월 착공, 2010년 4월 준공 예정이었다.

송태희 기자 bigsmil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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