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한나라당 정태근(사진) 의원이 13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이명박 정부를 향해 쓴소리를 했다. 정 의원은 2002년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 후보 선대위 인터넷본부장으로 발탁된 뒤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거쳐 지난 대선 때 '안국포럼'에서 활동하며 이명박 후보 수행단장을 맡았던 친이 직계 의원이다.
정 의원은 이날 대정부 질문에서 한승수 총리에게 "이명박 정부가 선진국 정부에 비해 의회에 대한 존중을 하는 역량이 부족하지 않느냐는 언론의 지적이 있다"고 따졌다.
그는 이어 "정부가 한나라당이 법률안을 강행 통과시키지 못한 데 대해 공개 유감을 표시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행정부가 입법부 상대로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가 의원입법의 이름으로 법안을 제출해 온 관행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 총리가 이에 대해 "편법이 아니라 시간이 많지 않을 때 의원입법이 시간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해명하자 정 의원은 "의원입법을 통해 사실상 정부입법을 하는 일 없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정부와 여당이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야당에 대한 전향적 태도 변화도 촉구했다. 정 의원은 "내가 만난 야당의원들 가운데 이명박 정부가 잘해야 한다고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며 "국무위원들이 좀 더 시간을 내서 야당 의원들과 대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합리적 좌파진영과 시민사회를 적극적으로 포용해야 한다"며 "야당과 협력적으로 국정 운영을 하겠다는 징표로 '잃어버린 10년'이라는 말을 이제는 거둬들일 때가 아닌가 싶다"고 주문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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