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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다시 요동/ "동유럽發 제2의 금융위기 오나" 전세계 공포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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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다시 요동/ "동유럽發 제2의 금융위기 오나" 전세계 공포 확산

입력
2009.02.19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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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 발 금융위기 공포가 서유럽 금융시장을 필두로 미국 등 전세계를 휩쓸었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발 위기가 전세계를 강타한 데 이어 두번째 '전세계적 경제 쓰나미'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공포의 확산은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동유럽 금융시장의 위험성이 커지고 있어 동유럽에 지점을 두고 있는 서유럽 은행들의 신용등급이 하향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보고서를 17일 발표하면서 촉발됐다. 경쟁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도 "동유럽 경기침체가 예상보다 깊고 오래 지속됨에 따라 유럽 전체 은행들이 심각한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잇따라 발표했다.

이후 유럽금융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유로화 환율은 1.5% 떨어져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으로 1.25 달러대로 내려앉았고, 스웨덴 크로나는 2.7%나 폭락했다. 반면 안전통화로서 매력이 커진 달러화와 일본 엔화는 다른 주요 통화에 대해 강세를 보였다. 국제 금가격도 급등해 뉴욕의 금 선물 4월물 가격이 전날보다 2.7% 오른 온스(약 7.5돈)당 967.50달러에 마감됐다.

위기의 진앙 중 한 곳인 폴란드의 즐로티화는 유로화 대비 1.8% 급락했고, 헝가리 포린트화도 1.7% 절하돼 사상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2006년에 이미 아이슬란드 몰락을 정확히 예견해 명성을 얻은 라르스 크리스텐센 덴마크 단스크은행의 수석 애널리스트는 "최근 동유럽 위기는 1997년의 아시아 금융위기와 비슷한 충격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동유럽에 진출한 서유럽자본의 탈출소동이 벌어질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에 18일 밝혔다.

동유럽 금융위기는 90년대 아시아 금융위기의 재탕이다. 과거 10여년간 전세계적인 금융시장 개방 추세와 동유럽 산업화가 맞물리면서 동유럽의 기업과 가계는 앞 다투어 저리 외국부채를 끌어다 썼다. 그 결과 동유럽에 대한 서유럽의 대출총액은 1조4,000억달러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지난해 전세계적 금융위기가 몰아 닥치자 이 지역의 금리와 환율이 급등하면서 대출금을 갚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이미 라트비아, 헝가리, 우크라이나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원을 받았다. 불가리아, 루마니아,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도 조만간 IMF행을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총 2,776억달러를 대출해 동유럽 최대 채권국인 오스트리아의 경우 최대 180억달러의 손실을 입을 것이라고 골드만삭스는 추정하고 있다.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 스웨덴, 스위스 등도 이미 부실비율이 10%를 넘어선 동유럽에 각각 1,000억~2,000억달러를 대출한 상태다. 앞으로 동유럽에서 외국자본 탈출이 본격화한다면 서유럽 은행들의 손실은 천문학적으로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전체 수출의 50% 이상을 동유럽에 의존하고 있는 오스트리아를 비롯 서유럽 대부분 국가의 기업들이 동유럽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실물위기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18일 "어차피 유럽경제의 경착륙은 피할 수 없겠지만, 이 상황에서 서유럽 은행들이 서둘러 자금회수에 나선다면 피해가 더욱 증폭될 것"이라며 "조급함을 벌이고 투자를 유지하라"고 충고했다.

이날 유럽 증시에서 동유럽의 은행주들은 6년 만에 최저치로 내려앉았고 프랑스의 소시에테 제네랄, 독일의 도이체 방크 등도 10% 내외의 폭락세를 보였다. 서유럽 은행의 위기 소식은 곧바로 대서양을 건너 미국 증시를 덮쳐 S&P 500 지수는 4.2% 급락했고, 상대적으로 안전한 미 국채가격은 급등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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